[숫자로 보는 화학 업종]숫자 이상을 꿈꾸는 화학 업계

2017년 업황 호조에 투자 여력 상승…투자 기대감 확대

2017-12-23     황건강 기자
2017년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화학 업계에서는 2018년 사업계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7년 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요 화학 업체 대부분이 자금 여력을 확보한 만큼 어느 때보다 과감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 이미지=시사저널e

2017년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화학 업계에는 2018년 사업계획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요 화학 업체 대부분이 자금 여력을 확보한 만큼 어느 때보다 과감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화학 업체들은 2018년 어느 업종보다 발빠른 투자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마다 장기적으로 조단위 숫자를 내세우며 또다른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당분간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 업체마다 내년 투자계획을 염두하고 있지만 화학업계는 구체적 숫자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표이사의 성향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단순한 숫자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국내 화학 업계 맏형 LG화학은 내년에도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일 전망이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박진수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연임하면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기대감이 확대됐다. 

박 부회장은 2012년 대표이사 취임이후 적극적으로 LG화학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사업 역시 박 부회장이 취임초 과감하게 투자한 분야다. LG화학은 국내 업체 가운데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역시 2018년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까지 글로벌 10위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국 화학 전문지 C&EN이 발표하는 글로벌 화학기업 순위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는 업체는 없다. 국내 선두 LG화학이 12위로 가장 근접하고 롯데케미칼은 24위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화학 업황 호조를 등에 업고 LG화학과 업계 실적 선두 경쟁을 벌인 만큼 목표에 근접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과 실적 격차가 근소한 범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미 10위권대에 진입했다는 예상도 나온다. 따라서 업계내 경쟁을 위해 내년 설비투자는 물론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자주 이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18년 기업가치 30조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여기에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지위 강화할 예정이다.

SK그룹은 단순히 숫자상의 언급이 아니라 총수부터 대표이사까지 적극적인 투자를 지원했다. 화학과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 등에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만 3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지난 2월 미국 1위 화학업체 다우케미칼의 고부가 접착수지(EAA) 사업을 인수했다. 또 다우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 인수도 발표하며 올해 M&A 시장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화학 업체 대부분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자금여력이 확대됐다​며 SK의 경우 지속적으로 3~4개의 매물을 검토 중으로 알려져 있어 내년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