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선거전 가열…4파전 양상

정회동·황성호·손복조·권용원 등 전직 증권사 사장들 출사표…내년 1월말 총회서 선출

2017-12-14     송준영 기자
왼쪽부터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 사장, / 사진=각사

금융투자협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전·현직 증권사 사장 출신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협회장 선거는 회원사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까닭에 정부 입김보다는 이들의 공약과 정치력이 표심 잡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이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후보 등록 기간이 남아 있어 다른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4파전 구도로 치닫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장 출마를 가장 먼저 밝힌 정회동 전 사장은 중소형 증권사 경영자를 두루 역임하면서 전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IB(투자 은행)에서 좋은 실적을 내 IB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이는 초대형IB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그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1956년생인 장 전 사장은 용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피데스증권중개 대표와 흥국증권중개 대표, 옛 NH농협증권 사장, 솔로몬투자증권 대표, 아이엠투자증권 대표, 옛 K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황성호 전 사장은 위기에 강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그는 제일투자신탁증권(CJ투자증권의 전신) 사장 재임시절 외환위기로 모든 투신사들이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공적자금 투입없이 1500억원 외자를 유치해 회사를 회생시킨 바 있다. 이 같은 공로 등으로 대통령 개인표창 수상하기도 했다.


황 전 사장은 195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코넬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씨티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다이너스카드 한국대표,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 PCA투자신탁운용 사장, 우리투자증권 대표 등 다양한 금융분야 경영자 경험이 있다.


황 전 사장은 출마의 변을 통해 초대형사·중대형사·중소형사별 영역확장 특화 전략 추진,  자산운용업계 자체 협회 분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손복조 회장은 35년 경력의 기획·전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LG선물 사장, 티맥스소프트사장, 옛 대우증권 대표 등을 역임했고 2008년 5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토러스투자증권 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금투협회장직에 오르게 되면 업무 영역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업무추진에 있어 조정 역할을 할 최적의 적임자라 자평했다. 이 밖에 자본확충에 따른 인센티브 방안 마련, 협회 업권별 분리, 협회장 단임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권용원 사장은 국내 대표적인 장수 경영자로 꼽힌다. 산업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이후 다우기술 부사장, 인큐브테크 대표이사, 다우엑실리콘 대표를 거쳤다. 2009년 4월부터 현재까지 키움증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권 사장은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 시작한 키움증권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소증권사로는 드물게 우리자산운용, 키움예스저축은행(옛 TS저축은행)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성공시키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권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협회차원의 움직임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5명의 공익이사 중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장후보추천위는 앞으로 세부 일정을 확정 짓고 차기 협회장 선거 절차에 들어간다. 이달 말부터 2주간 후보자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순께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복수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차기 협회장은 1월 말 임시총회에서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 241개 정회원의 자율 투표로 결정된다. 선거는 투표권 60%를 각 회원사에 1표씩 동등하게 부여하고, 나머지 40%는 분담금 비율에 따라 차등 투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