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
"상표권 사용문제 법적 범위내에서 최대한 지원…그룹은 운수·건설·항공업종 중심으로 재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그룹 재건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 지은 데 더해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해 앞으로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 나와 "금호타이어를 포기한다"며 "운수업 건설업 항공업종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더 좋은 회사가 인수해서 정말 우량한 기업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지난 3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금호’ 상표권 사용조건 등 갈등을 겪은 끝에 지난 9월 매각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업계에선 채권단이 헐값매각 논란에 휩싸이면서 매각협상을 접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더블스타는 박 회장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료 부담에 더한 금호타이어 2분기 실적 적자전환에 따라 매각 가격을 대폭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그 사이 금호타이어는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경쟁력 상실과 해외 영업력 약화를 겪었다.
이에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2015년 이후 금호타이어 경영이 나빠진 건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진심으로 통감한다”며 “금호타이어 인수는 포기했다.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상표권 사용 합의와 관련해 불거진 산업은행과 갈등에 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대신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작업으로 지배구조 개편은 물론 금호홀딩스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뤘다고 평가한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42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회사로 꼽힌다.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고, 내년에는 이자보상배율이 2~2.2배에 이를 정도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업계 1위인 금호고속, 업계 15위권인 금호건설 등 다른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을 꾸려나가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금호타이어 재인수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