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결별 통보에 알뜰폰협회 “찰떡궁합이었는데…”

CJ헬로 “한 이불 덮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협회 내 이통사 자회사와 이견차 커, 한 목소리 못 내는 구조적 문제 한계

2017-11-27     변소인 기자
그래픽=셔터스톡

1위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가 알뜰폰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이하 협회)에 탈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탈퇴 이유와 이후 행보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협회 측은 CJ헬로의 의중을 알 수 없다는 반응이고, CJ헬로는 고민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27일 CJ헬로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협회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히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탈퇴 이유나 배경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협회는 CJ헬로와 부정적인 감정을 교류하거나 좋지 못한 사건을 겪은 적이 없다”며 “CJ가 왜 갑자기 탈퇴를 하려는 것인지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CJ헬로가 협회를 탈퇴하면 협회 측 타격은 불가피하다. 1위 사업자가 빠진데다가 회원 수가 줄어들면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아직 탈퇴가 공식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회는 CJ헬로 측에 탈퇴 관련한 사항에 대해 함구해줄 것을 당부해왔다.

협회는 또 CJ헬로와의 불협화음 의혹에 대해서는 “평상시에 마음이 맞지 않았던 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찰떡궁합이었다”며 부인했다. 

 

이에 대해 CJ헬로 측은 “협회 구조를 보면 1위는 헬로모바일이지만 2, 3, 4위가 다 이동통신사 자회사다. 이들을 합친 비율이 헬로모바일 단일 사업자보다 훨씬 높다”며 “이런 구조 특성상 협회가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근원적인 고민을 한 결과 한 이불 덮기는 어려울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CJ헬로 측에서는 최근 마무리된 도매대가 협상안 단일건 때문에 탈퇴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업계서는 도매대가 협상안 결과에 대한 불협화음이 탈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망 도매대가 협상안에 따르면, 2G(2세대)·3G(3세대) 망의 도매 대가는 음성 12.6%, 데이터 16.3% 각각 지난해보다 인하됐다. 그러나 LTE망 도매대가는 전년 대비 평균 7.2%포인트 인하되는데 그쳤다. 이는 협회와 CJ헬로가 요구해왔던 인하율인 10%포인트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대해 CJ헬로는 크게 반발했지만 협회 회원사 간에 의견이 갈렸다. 이통사의 자회사인 사업자들은 모회사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협회도 도매대가 협상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쓴소리를 하지 못하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4이동통신을 염두에 둔 행동, 도매대가 항의 의견을 부각시키기 위한 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러 추측에 대해 CJ헬로는 다른 의도나 새로운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CJ헬로가 아직 협회를 탈퇴한 것은 아니다. 탈퇴 의사를 밝힌다고 바로 탈퇴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협회 이사회를 소집해 이사회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서 공식 탈퇴가 결정된다. 아직 이사회 소집 날짜 등이 정해진 바는 없다.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는 알뜰폰 사업이 시작된 지 2년 여 만인 지난 2013년 8월 출범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서비스와 단말기로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알뜰폰 사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발전하도록 하기 위해 생긴 단체다. 출범 과정에서 CJ헬로의 공이 컸다.

협회 설립 목적은 회원사간의 공동협력 권익보호, 양 질의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 개발이었다. 하지만 CJ헬로는 공동협력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면서 결국 탈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