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완화 축소 여건 성숙"…기준금리 인상 시사

연내 올릴 지는 미지수…한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2.8→3%로 상향

2017-10-19     송준영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밝히고 있는 이주열 총재. /사진=뉴스1

 

이주열 총재가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냈다.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높였고 물가 상승률도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에 부합하는 2%가 될 것으로 보여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줄곧 ‘중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회복세가 지속할 때’를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이라 설명해왔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경기 회복세가 어느정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종전인 7월 2.8%에서 3%로 높였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건 올해 3번째로 수출뿐만 아니라 그동안 회복세가 미미했던 내수도 회복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5%에서 2.6%로, 7월 2.6%에서 2.8%로 성장률을 높였다.

이 총재는 “설비투자가 9월 들어 IT(정보통신) 투자 확대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추석 연휴가 있었지만 소비도 확대됐다”며 “종합적으로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현행 연 1.25%로 동결됐는데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가 아닌 소수 의견이 나왔다. 금리를 인상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는 올들어 처음 있는 소수의견 결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지난 6월 이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며 “그러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 말했다.

지난달 29일 출입기자단 워크샵에서도 이 총재는 물가 수준이 낮아도 기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냐는 질문에 “지금의 물가상승률이 비록 낮다 하더라도 중기적 시계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되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완화정도의 조정은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지에 대해선 뚜렷한 의견을 내진 않았다. 이 총재는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성장과 물가 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이후 16개월 연속 동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