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화학 업종] NCM811?…암호같은 배터리 명칭

양극재·음극재·전해물질 등 원료에 따라 명칭 구분

2017-10-13     황건강 기자
화학 업계가 배터리 연구개발에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 강세 속에 비율을 조정하는 노력이 결실을 내고 있다. 사진은 콩고의 코발트 광산 / 사진=뉴스1

국내 화학 업계가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내 화학 업계 맏형 LG화학은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NCM811 배터리를 내년 상반기중 양산할 전망이고 SK이노베이션도 내년 중으로 양산 일정을 조율 중이다. 화학 업계에서는 배터리 연구개발 경쟁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연구개발이 한창 이슈가 되면서 암호같은 배터리 명칭도 주목받고 있다. 일단 최근 가장 부각되고 있는 NCM811은 2차전지 내 양극활물질인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과 각각의 비율을 뜻한다. 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의 비율이 각각 8대1대1의 비율로 들어갔다는 의미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배터리는 NCM111 배터리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각각 1대1대1의 비율로 들어갔다는 의미다. 그러나 코발트 사용량이 높아 점차 시장 점유율을 줄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양극재뿐 아니라 전해물질로 어떤 소재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등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최근 이슈가 되는 NCM811은 양극재로 어떤 물질을 사용했는지를 의미하고 정확하게는 NCM811 방식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분한다.

 

국내 화학 업체들이 배터리 연구개발에 몰두하게 된 원인은 중국에서 비롯됐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이 자국 배터리 시장에서 외산 배터리를 배제하기 시작하면서 같은 품질의 배터리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기술개발에 나선 중국 업체들이 코발트와 리튬 등 주요 원료 사재기에 나서면서 연구개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국 현지 배터리 제조사들은 대부분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에 비해 전압과 에너지 밀도가 낮아 기술 수준은 낮은 배터리로 분류된다. 동시에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점에서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다. 

 

이 때문에 중국 배터리 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계 1위로 꼽히는 비야디(BYD)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을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2위인 CATL도 모회사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양산 단계에 들어선 NCM811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사용한 배터리 기술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고 있어서다. 기존에 활용되던 NCM622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20%가량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NCM811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한발 뒤진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NCA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NCA계 배터리는 테슬라가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는 배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