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화물사업 개점휴업…국제 화물실적 홀로 역성장
부산~칭다오 등 일부 노선 화물 운송 중단…화물 운송 재개 확실치 않아
에어부산 국제선 화물실적이 국내 8개 국적항공사 중 홀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높은 화물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의 추락이다. 올해 에어부산의 일부 노선 화물 운송이 중단된 탓이다.
이에 일각에선 에어부산이 국제 화물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 화물 운송 재개에 대한 계획이 아직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내놓은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화물 실적은 전년동월 대비 3.8% 성장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화물량 기준으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국내 8개 국적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 화물실적이 급락했다. 지난 7월 2469톤의 총 화물량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3.2%나 화물량이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같은 기간 다른 LCC 업체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이 각각 47.7%, 34.4%, 19%, 16.3% 증가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7월까지 누적 화물량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이 63% 성장률을 기록하며 LCC 업체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또한 각각 37.4%, 33.7%, 20% 화물실적이 상승했다. 에어부산 만이 4% 뒷걸음질 쳤다.
화물 실적 통계에는 순화물, 수하물, 우편물 등이 포함되는데, LCC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수하물 실적이 순화물 실적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 업체들은 따로 화물기를 운용하지 않는다. 여객 수요에 맞춰 취항을 하면 그에 맞춰 화물 사업을 진행하는 식”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수하물실적이 순수 화물실적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다른 LCC 업체들과 달리, 순화물 사업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LCC 업체들 중 가장 뒤늦게 국제항공화물 운송면허를 취득했음에도 가장 가파른 성장률을 보여 왔다.
지난해 에어부산은 총 화물 5만757톤을 실어 날라 LCC 업체 중 가장 높은 국제 화물 실적을 기록했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의 화물실적을 3578톤 차이로 따돌렸다. 에어부산 총 화물실적 중 순화물 실적이 2만9170톤에 달했는데, 이는 수하물 실적 2만1587톤보다 높은 수치였다. LCC 업체 중 순화물 실적이 수하물 실적보다 높았던 업체는 에어부산이 유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순화물 실적이 증발하다시피 사라지며 에어부산 전체 화물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 7월 에어부산이 실어 나른 순화물은 18톤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38톤과 비교하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순화물실적 감소는 4월부터 시작됐다. 4월 19톤으로 시작해, 5월 14톤, 6월 19톤, 7월 18톤 등 계속해서 순화물실적 10톤대 행진 중이다. 3월까지는 전년보다 높은 순화물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올해 들어 3월까지의 누적 순화물실적은 9690톤으로 지난해 6380톤에 비해 51.9%나 높았다.
순화물실적 급락의 원인은 화물 운송 계약 차질 탓이라는 게 에어부산 측 설명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3월 이후 부산~타이베이와 부산~칭다오 노선 화물 운송이 중단됐다. 현지 조업사가 어려워져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화물 운송 계약을 재개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화물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선 에어부산이 화물 운송에서 강세를 보여 왔던 만큼, 순화물실적 하락을 바라보는 속내는 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CC 업체는 화물기가 없기 때문에 화물 실적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것이 선 사실이다. 다만 지난해까지 에어부산 전체 실적 중 순화물실적이 차지한 비중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의 7월 수하물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증가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 7% 상승해, 국제 여객 증가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