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유료이용자 확보로 수익성 꾀한다

유료 전환 거부감 최소화 전략 세워… 대기업보단 싼 가격이 경쟁력

2017-09-07     차여경 기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유료화로 수익성을 노리고 있다. 국내 벤처들의 매출 모델 확보를 위해 무료 서비스로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일부 서비스를 유료 전환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은 프리(free)와 프리미엄(premium)의 합성어인 프리미엄(Freemium) 전략을 사용한다. 1차적으로 기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동시에, 기능이 추가된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베타버전(Beta, 시험 버전)을 미리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유료이용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유료화와 수익성은 뗄 수 없는 용어다.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잔디’를 제공하는 토스랩은 지난해 유료모델을 내놨다. 유료 잔디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보다 메시지 검색 무제한, 외부 서비스 연동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유료모델 사용률은 전체 사용자의 36%다. 무료서비스 또한 기본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토스랩 관계자는 “스타트업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목적이 유료 서비스의 시작이다. 부분 유료 모델을 출시해서 운용하고 있는 상태”라며 “해외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슬랙의 유료서비스 이용률은 30%대다. 경쟁사와 비교해서 토스랩 유료화 이용률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 분석 데이터 서비스 와이즈앱 또한 유료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와이즈앱을 운영하는 아이디어웨어는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일부 정보 분석 기능을 유료로 전환했다. 공개 데이터를 보는 기업과 사용자를 제외하고도 300개 기업들이 유료 데이터를 열람하고 있다.

차양명 아이디어웨어 대표는 “앱 정보 분석은 그동안 대기업 전유물이었다. 매우 비싸고 대기업 전략부서 안에서만 공유가 됐었다.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저작권 위반을 이유로 내부 분석만 진행한 것도 있다”며 “와이즈앱의 유료 분석데이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유료서비스로 견인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미디어 스트리밍 벤처기업들도 유료고객 확보가 필수다. 고객을 대상으로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단 ‘거부감’을 없애는 게 우선이다. 제휴 결합 상품을 제공하는 게 주요 전략이다.

푹TV를 제공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지난달 월정액 유료이용자 60만명을 확보했다. 유료고객 확보 어려움이 지적됐던 미디어 플랫폼 상황에서도 선방한 셈이다. 푹TV는 2014년 유료회원 22만명에서 3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푹TV는 음원서비스 벅스 및 PC방, 미용실, 병원 등과 제휴해 유료회원수를 늘렸다.

한편 유료화라는 산을 넘지 못한 벤처기업도 있다. 최근 유료화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제공하는 레진엔테테인먼트는 웹소설 서비스를 중단했다. 수익성 악화 탓이다. 최초로 문화예술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웹소설 작가들은 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레진 측에 항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유료이용자를 중심으로 매출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벤처기업마다 전략이 다르겠지만 사용자를 미리 유치하고 재사용비율까지 분석해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대부분 유료 서비스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벤처나 스타트업들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며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유료로 전환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보통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벤처 기업마다 다르지만 유료화 시점이나 방식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어떤 분야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가 그만큼 가치있다고 증명하는 것도 중요한 절차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