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승강기, 이용자 손 부상 위험성 커

소비자원, 육교 승강기 63대 조사 결과 발표…“안전장치 미비 등 관리 허술”

2017-09-07     유재철 기자
사진=소비자원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해 육교에 설치된 승강기의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5개 지역(서울·경기·부산·대전·광주)의 육교 승강기 63대를 대상으로 안전실태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가 비상호출 장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승강기 검사합격증명서가 부착돼 있지 않는 등 관리·감독 강화 필요하다고 7일 밝혔다.

실태조사 대상인 육교 승강기 63대 중 4대(6.3%)는 고장으로 운행이 정지돼 있었다. 승강기 내부 확인이 가능한 61대 중 22대(36.1%)는 비상호출 버튼을 눌러도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아 승강기 갇힘 사고 등 비상상황에서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61대 중 11대(18.0%)는 승강기 검사합격증명서가 부착되지 않았거나 검사 유효기간이 경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59대(고장난 승강기 4대 제외)를 대상으로 문이 닫힐 때 어린이 손 모형을 넣어 감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29대, 49.2%)은 광감지식 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모형 손이 낀 채로 문이 닫혔다.

또 광감지식 개폐장치 미작동 29대를 대상으로 승강기 문이 닫힐 때 안전 자동 되열림장치가 작동하는지 승강기 내부에서 조사한 결과, 안쪽 문에 손가락(검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대략 3~4㎝)이 끼었다. 또 이 중 28대(96.6%)는 문이 다시 열리지 않고 그대로 운행됐다.

이외에도 63대 중 42대(66.7%)는 점형블록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돼 있는 경우도 파손되거나 잘못된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59대 중 14대(23.7%)는 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가 나오지 않았다. 이 중 승강기 48대는 타고 내리는 방향이 달랐지만 해당 내용을 알리고 주의를 촉구하는 음성이 나오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또 9대(14.3%)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접근하기 어렵게 승강기 앞에 맨홀, 기둥 등이 설치되거나 단차가 심해 넘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 동반 탑승시에는 손가락 등이 끼지 않도록 보호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육교 승강기 안전관리·감독 강화하고 미흡한 시설 보완 등의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