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회장에 이동걸 동국대 교수
금감위 부위원장·금융연구원장 거친 '소신파' 학자…수출입은행장에는 은성수
산업은행 회장에 이동걸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64세)가 내정됐다.
7일 금융위원회는 최종구 위원장이 신임 한국산업은행 회장으로 이동걸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보유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은행의 당면 과제인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고, 핵심 산업 및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주요업무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한국산업은행 회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산업연구원 및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경제‧금융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역임해 거시적인 안목과 정책기획 능력, 리더십까지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동명이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내정자는 개혁성이 강한 금융분야의 대표적 진보 성향 학자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여러 일화가 있다.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3~2004년에는 생명보험사 상장 기준과 관련해 상장 차익을 보험 계약자 몫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관철시키지 못하자 결국 자리를 버렸다.
그는 금산분리에 대해서도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2007년 금융연구원으로 돌아와 금융연구원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1월에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이임사를 남기고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연구원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보낸 이임사에서 "정부가 연구원을 씽크탱크가 아닌 '마우스(입) 탱크' 정도로 보고 있다"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오류에서 찾기보다 홍보에서 찾고 있다"고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글에서“원장이자 금융학자로서 정부의 적지 않은 압력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합리화할 수 있는 논거를 도저히 만들 재간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수출입은행장으로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임명 제청했다. 은 내정자는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로서 탁월한 업무추진력과 격의없는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은 내정자가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 및 국회․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운‧조선 구조조정, 수출금융 활성화, 내부 경영혁신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