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화학 업종] 저유가의 핵심 지표 ‘미국 셰일오일 시추기’
미국내 시추기 가동건수 760건에서 유지…단기간 안정 전망
국제 유가가 50달러를 기점으로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공급량을 줄이기로 합의하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 국가인 미국내 석유 수요가 상승해도, 유가는 유리천정에 가로막힌 것처럼 50달러 선을 기점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유 화학 업계에서는 수년간 유가 상승폭 제한 원인으로 셰일오일을 꼽는다.
미국 셰일 오일 개발 이슈는 이미 수년간 국제유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산유국으로 중동 국가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산유국은 미국이다. 매장된 석유 원유를 체굴하고 정제하는 기술이 미국에서 발전한 이유다.
지금도 미국 내에서 원유가 생산된다는 점은 국제 유가에 중요한 변수다. 툭히 셰일 오일을 채굴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해 채굴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내 원유 시추기 숫자는 유가 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셰일오일을 포함해 미국 내에서 가동중인 원유 시추기 숫자가 700기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원유서비스정보업체 베이커 휴즈가 집계한 미국내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이달초 기준으로 765개에 달한다. 지난해 2분기 미국내 원유 시추기 수가 350건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두 배가 늘어난 셈이다.
시추기 수가 늘어나는 것은 곧 원유 생산량 증가를 뜻한다. 다만 올해 여름에는 미국내 시추기 가동건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주에는 다시 가동건수가 3건 늘어났다. 셰일오일을 포함한 시추기 가동건수는 여전히 760개 수준이다. 정유 화학 업계에서는 원유 공급이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감소폭도 안정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시추기 가동건수를 결정짓는 요소로는 채산성이 지목된다. 1년여 만에 시추기 가동 건수가 2배 증가한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석유가 매장된 지형이나 암반 구조 등에 따라 시추에 들어가는 비용은 천차만별인데 비용 대비 원유 판매로 들어오는 수익이 높은 경우 채산성이 있다고 표현한다. 그동안 비용이 높아 채산성이 낮았던 셰일 오일이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면서 시추기 가동건수가 늘어난 셈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석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단기적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이 지난해 11월 31일 감산에 합의하면서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가량 생산을 줄이기로 했고 유가가 50달러선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9월 미국내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비교적 완만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국제유가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이 세계최대 석유 수요국인 동시에 공급 국가로 부각돼 유가 전망에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