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말하다] 한국형 무협 RPG, 블레이드앤소울

화려한 스킬콤보 액션으로 유저 사로 잡아…부분유료화 이후 제2 전성기

2017-08-25     원태영 기자
블소 2016 월드 챔피언십 경기 모습. / 사진=엔씨소프트
보통 역할수행게임(RPG)의 배경은 서양 판타지 세계관인 경우가 많다. 흔히 생각하는 RPG의 모습은 기사가 검을 휘두르고 엘프가 활을 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에 반기를 든 게임이 있다. 바로 엔씨소프트가 2012년 출시한 무협 RPG ‘블레이드앤소울’이다.

블레이드앤소울(블소) 이전에도 무협을 표방한 RPG들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서양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RPG에서 단순히 배경과 캐릭터만 무협풍으로 바꾸는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블소는 세계관 및 직업, 스킬 시스템 등을 새롭게 창조했다. 물론 기존 중국 무협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기존 게임들과 비교해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특히 블소만의 스킬 시스템은 그 어떤 온라인게임보다 진보된 형태를 보였다. 보통 온라인게임에서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선, 스킬 단축키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등록, 이를 클릭해 스킬을 사용한다.

반면 블소는 같은 버튼을 클릭해도 순차적으로 스킬이 나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같은 단축키를 눌러도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스킬이 바뀌는 것이다. 예컨대 적이 지상에 있을 때 일반 공격 스킬이 나간다면, 적이 공중에 떠 있을때는 공중콤보에 맞는 스킬로 바뀌어 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블소의 전투 방식은 실제 무협 영화속 전투장면을 보는 것과 같다. 특히 각종 순간이동스킬과 공중콤보 등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다른 온라인게임 속 전투는 시시하게 느껴진다.

엔씨는 ‘블소 비무제’라 불리는 PVP 토너먼트 경기를 거의 매해 개최하고 있다. 스킬이 화려한 만큼 경기를 보는 즐거움도 상당한 편이다. 기자 역시 블소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비무제 때문이다. 국내에 출시된 온라인게임 거의 대부분을 경험해봤다고 자부하는 기자 입장에서 PVP 대결만큼은 블소를 따라올 게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픽적인 부분 역시 출시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최근 출시되는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물론 그만큼 고사양이 요구되긴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PC 사양으로서는 크게 무리없는 수준이다.

정액제였던 블소는 지난해 12월부터 부분유료화로 전환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감소하던 유저풀을 높이고자 엔씨가 내린 결단이란 분석이다. 특히 무료화 이후 PC방 점유율 10위권내에 자주 모습을 보이며 흥행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출시된 지 오랜된 게임이 다 그렇듯,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격차가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일정 수준까지 아이템을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이상의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과 과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경우, 매 시즌마다 아이템을 새롭게 풀어서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간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블소 역시 새로운 정책을 통해 신구유저간 격차를 줄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비슷비슷한 서양 판타지 RPG에 질린 유저라면 블소를 한번 해보길 추천한다. 블소의 스킬콤보 시스템에 한번 발을 들이게 되면, 다른 게임의 전투는 아마도 시시해 보일 것이다. 게다가 현재 부분유료화로 인해 과금없이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형 무협 RPG의 새 장을 연 블소가 앞으로도 장수게임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