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체질개선 청신호…상반기 수수료이익 급증

4대 은행, 전년동기대비 11% 늘어…"신탁시장 확대돼야" 한 목소리

2017-08-16     이용우 기자
국내 은행권이 대출 이자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개선하고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마진에 치중됐던 은행 수익원이 비이자이익 증가로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은행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은행 순이자이익은 9조8243억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7.84%(7146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2조5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급증했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 순이자이익은 2조28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2조5503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도 2조307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수수료이익, 은행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아


이번 은행권 상반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수수료이익이 은행들의 확실한 수익원으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장마다 예대마진에서 벗어난 수익 구조 개선을 외친 결과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순수수료이익은 1조93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이자이익 증가세보다 3.2%포인트 높은 증가세다.

은행별로 우리은행 수수료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 순수수료이익은 5377억원을 기록했다. 4대 은행 중 국민은행에 이어 성적이 가장 좋다.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4.9% 증가했다.

이어 신한은행 순수수료이익은 4746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11.7% 증가했다. 국민은행 순수수료이익은 6008억원이다. 4대 은행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다만 증가율은 11.5%를 기록, 4대 은행 중 세 번째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은행 순수수료이익은 3198억원이다.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발표를 통해 "올해 들어 자산관리 부문 성장에 신경 쓰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전년 대비 많이 증가했다"며 "수수료 수익 규모가 늘어난데다 외환·파생 부분에서의 이익도 함께 확보된 덕분에 비이자이익이 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수료이익은 펀드, 방카슈랑스, 외환 거래, 신탁상품 거래 등에서 발생한다. 최근 은행권 신탁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권 비이자이익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탁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신탁 시장이 커지면 은행이 이자 이익에 치중하기 보다 비이자이익 확대에 역점을 두게 것"이라며 "예대마진 등 이자이익에 치중된 수익 구조개선이 최대 과제였던 만큼 신탁 시장이 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