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희비 갈린 현대‧기아차, 해외서 함께 울었다

7월 현대차 판매량 24.5%↑,기아차는 0.5%↓…사드 여파 해외 시장선 동반부진

2017-08-01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7월 내수 판매량이 엇갈린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함께 부진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기아자동차가 7월 엇갈린 내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 증가한 반면, 기아차는 오히려 0.9% 뒷걸음질쳤다. 다만 해외 시장에선 두 회사 모두 판매량 감소를 맛봤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현대기아차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서 59614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량이 24.5% 증가했다. 해외 시장 판매량은 줄었다. 273566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6.2% 감소했다.

 

기아차는 국내와 해외 시장 모두 웃지 못했다. 지난달 국내 시장서 43611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량이 0.9% 소폭 줄었다. 해외 시장에선 현대차와 함께 부진했다. 17250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르노삼성자동차 다음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외 시장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판매량을 모두 고려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6% 줄었다. 르노삼성 홀로 판매량이 26% 증가했고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판매량은 각각 9.9%, 10.7% 감소했다.

 

국내선 희비 갈리고 해외선 같이 울었다

 

현대차 내수 시장 확장은 대형 세단 그랜저 IG가 이끌었다. 지난달 1209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0.5%나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20.3%를 담당했다. 지난해 11월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렸다. 신차 효과가 계속되고 있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약진도 돋보였다. 지난달 7109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량이 13.9% 늘었다. 전달과 비교해서도 판매량이 9.6% 늘어나 준중형 세단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기아차는 줄어드는 내수 시장 방어에 급급했다. 승용차량의 부진을 레져용차량(RV)이 막아냈다. 지난달 승용차량 전체 판매량은 170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5% 줄었다. 승용차량 중 유일하게 대형 세단 K9의 판매량이 4.4% 늘었지만 애초 판매 규모가 크지 않다. 지난달 총 167대가 팔렸다.

 

승용차 판매량이 줄어든 만큼 RV차량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달 기아차 RV차량 전체 판매량은 29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승용차 판매량 감소 수치와 일치한다. 준중형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전통 강자인 스포티지와 쏘렌토의 지난달 판매량이 각각 14.6%, 9.7% 증가하며 전체 RV차량 판매량 증가를 주도했다.

 

다만 해외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부진했다. 특히 사드 여파가 계속 이어지며 해외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2.3%, 9.6% 감소했다.

 

다만 해외 신흥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희비가 또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89120대를 국내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9.7% 늘었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달 87302대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다앞으로 해외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