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 전성시대…1‧2인 가구 증가에 임대수익 노린 투자 가세
6월 중위가격 3억원 돌파,1년새 20%↑…저층매물 많은 노원구·목동 강세
2017-07-24 최형균 기자
전용면적 40㎡대 소형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구조 변화에 이들을 대상으로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수요까지 급증한 결과다.
2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소형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3억65만원으로 처음으로 3억원대를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때 가운데에 위치한 값이다. 최고‧최저가 주택은 제외해 일반적 주택가격 흐름을 설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다른 규모 아파트와 비교해보면 소형아파트의 높은 인기 더 뚜렷해진다. 전년 동기 대비 6월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 변동률은 소형아파트의 경우 20%로 다른 규모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른 평형 아파트의 중위가격 변동률은 중소형(전용면적 40~62.8㎡)이 14%, 중형(전용 62.8~95.9㎡) 11.8%, 중대형(전용 95.9~135㎡) 10.6%, 대형(전용 135㎡ 이상) 12.6%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청약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 강세가 두드러진다. 청약규모별로 소형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지난달 4억2372만원으로 전년 동기(3억7301만원) 대비 13.6%로 가장 높게 증가했다. 그밖에 청약규모별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률은 중소형 11.7%, 중형 17.8%, 중대형 10%, 대형 12.6% 등으로 나타났다.
소형 아파트가 이처럼 각광을 받는 것은 인구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임대차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서울 1, 2인 가구 비율은 54.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규모 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들을 대상으로 임대수입을 얻으려는 수요가 가세하면서 소형아파트 몸값이 뛰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로 월세를 통한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증가한 것도 한 이유다.
소형아파트 밀집 지역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노원구 상계동 소재 보람1단지 아파트 전용40㎡평형대 매매가격은 2억원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해당 평형 매물이 2억원 초중반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해 4000~5000만원 가량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노원구 상계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소형아파트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갭투자시 필요 금액도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며 “인근에 GTX 노선, 제2코엑스가 추진되면서 가격상승 요인은 많다. 이를 염두에 두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공급이 다소 부족한 감도 있다”고 말했다.
목동도 소형아파트로 인한 수혜를 입고 있다. 명문학군이 인접한 목동은 저층 매물이 많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소형아파트 수요에 힘입어 지난주 양천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5%로 전주(0.1%) 대비 2.5% 가량 상승했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연한이 내년부터 도래하면서 개발호재를 노린 소비자들도 늘어난 상황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최근 전세가격 상승폭이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6년째 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높은 전세가격을 부담하는 대신 소형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유력한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다. 제대로 고르면 금리의 3배 가량을 임대수익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고 원장은 “다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금리인상 가능성은 소형아파트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순 있다. 앞으로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아파트 시장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