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진료시간 3분→15분 확대…진료비는 그대로

9월부터 1년간 시범사업…피부과 등 11개 진료과 초진환자 대상

2017-07-20     이상구 기자
서울대병원 전경 / 사진=서울대병원
한국 의료계의 고질적 관행이었던 ‘3분 진료’ 관행을 깨기 위한 시도가 진행된다. 진료비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환자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병원은 호흡기내과·신경외과·피부과 등 주요 진료과 11곳을 대상으로 오는 9월부터 1년간 ​15분 진료​ 시범사업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환자와 보호자가 아픈 부위 증상을 얘기하고, 의료진 조언을 충분히 듣기 위한 것이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그동안 의료계 안팎은 물론, 환자들 사이에서 환자 1명 당 할당된 진료시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불만이 지속됐었다. 

 

특히 이처럼 진료시간이 15분으로 늘어나지만, 1년 예정된 시범사업 기간 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진료비는 종전대로 유지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진료비는 유지돼 한층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단, 서울대병원은 15분 진료를 시범사업으로 한정했을 뿐 향후 전면 시행 여부는 논의하지 않은 단계라는 입장이다. 또 이번 시범사업으로 15분 진료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는 서울대병원의 진료과 11곳을 처음 찾는 초진환자로 한정했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시범사업 기간 교수 1명 당 진료를 봐야 할 초진환자 비율을 1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90%로 추산되는 재진 환자 진료는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15분 진료 시범사업을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삼성서울병원이 심장클리닉을 처음 방문하는 환자에게 진료시간을 15~20분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추구하기 위해 의료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상담 후 환자 개인별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15분 진료 시범사업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 전면 확대되려면 진료비 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에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