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형제에 도전장 내민 넥슨과 카카오

넥슨 다크어벤저3· 카카오 음양사로 각각 출사표…“후발주자 리스크 극복해야”

2017-07-07     원태영 기자
리니지M 대표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에도 여러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됐지만, 리니지 형제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러나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이 있다. 바로 넥슨과 카카오다. 두 업체는 해외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대작 게임들을 올 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게임들이 리니지 형제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바일시장 점령한 리니지 형제

지난해 12월 모바일게임 시장엔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넷마블게임즈가 ‘리니지2’ 지적재사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후 한달만에 누적가입자수 500만명, 일일접속자수(DAU) 215만명, 최고동시접속자수(PCCU) 74만명, 오픈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매출 1000억원을 단 14일만에 달성했으며, 출시 후 1개월 누적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필적할만한 성과다.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수많은 게임들이 레볼루션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레볼루션은 지난 6월까지 양대마켓 최고 매출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왔다.

그러다 지난 6월 모바일게임 시장에 또 다른 이변이 불어닥쳤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출시한 것이다. 리니지M은 기존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출시 전부터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넘어설 유일한 모바일게임으로 리니지M을 점찍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리니지M은 출시 하룻동안에만 210만명의 유저가 접속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첫날 매출도 107억원으로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모바일게임 첫날 매출 중 역대 최대다. 출시 2일 후인 지난 6월 23일에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여전히 양대 마켓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M은 현재 누적가입자 700만명, 일평균 매출 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1일에는 일 최대 매출 13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출시 이후 평균 150만명 가량의 일간이용자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니지M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으며 새롭게 선보인 거래소 시스템이 유저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전장 내민 넥슨과 카카오

이후 수많은 모바일게임들이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두 형제를 넘어서고자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나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가 있다. 바로 넥슨과 카카오다.

넥슨은 지난 6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크어벤저3’의 주요 콘텐츠 및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다크어벤저3는 개발사 불리언게임즈가 2015년 넥슨에 인수된 이후 첫 번째로 내놓는 모바일 RPG다. 출시는 오는 27일이다.

 

다크어벤저3 이미지. / 사진=넥슨
다크어벤저는 2013년 처음 출시돼 24개국의 애플 앱마켓에서 최고 매출 톱10에 입성한 바 있다. 2014년 선보인 다크어벤저2는 49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지금까지 다크어벤저 시리즈의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는 35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크게 흥행한 만큼, 넥슨이 다크어벤저3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넥슨은 다크어벤저3를 필두로 하반기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넥슨과 불리언게임즈는 다크어벤저 3의 차별화 콘텐츠로 ▲몬스터 탑승, 피니시 액션, 무기탈취 등의 다이내믹한 액션 연출 ▲몰입감 높은 스토리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세분화 된 커스터마이징 및 염색 시스템을 내세웠다.

반승철 불리언게임즈 대표는 “다크어벤저 3는 전작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개발하며 축적해 온 노하우를 총 집약해 선보이는 야심작”이라며 “게임 본연의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모바일 RPG ‘음양사’로 리니지 형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음양사는 중국 넷이즈가 동명 일본 만화를 소재로 만든 모바일게임이다. 요괴와 귀신을 수집해 전략을 짜는 수집형 RPG로 전설의 귀신들을 수집해, 자신만의 전략적인 조합을 구성하고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기존 게임에선 흔히 볼 수 없었던 고대 동양 배경의 세계관과 그 신비함을 표현해 낸 그래픽, 연극을 연상케 하는 풀 애니메이션 방식의 스토리 연출을 자랑한다. 오는 8월 정식 출시 예정이다.
음양사 이미지. / 사진=카카오

음양사는 2년 동안 개발자 100명을 투입해 개발한 대작 모바일게임이다. 전문 스토리 작가 20여명이 스토리를 만들고 성우 60여명이 참여해 몰입감을 더했다. 왕가위 감독이 2000년 연출한 홍콩 영화 ‘화양연화’의 음악을 담당한 우메바야시 시게루 감독이 게임 음악을 작곡했다. 음양사는 지난해 3분기 중국 출시 후 각종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억건을 돌파했고 지난 1분기 앱애니 발표 기준 세계 게임 매출 11위를 차지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 총괄 부사장은 “처음에 음양사를 봤을 때는 일본색이 강해 이질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우려됐지만 플레이하면 할수록 이질감이 새로움으로 다가왔다”며 “기존 수집형 RPG는 우수한 캐릭터를 모으기 위해 기존에 보유한 캐릭터를 소진시키는데, 음양사 캐릭터는 버릴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음양사·다크어벤저3, 리니지 아성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리니지 형제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최근 모바일로 출시된 넥슨의 인기 IP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가 실패한 상황에서, 리니지 IP를 넘어설 만한 게임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다크어벤저 시리즈와 음양사의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 만큼, 리니지 IP를 넘어설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리니지 IP는 국내에서 RPG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며 “리니지M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단순히 게임성이 좋다기 보다는 리니지라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크어벤저3와 음양사가 대중성보다는 매니악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크어벤저3는 하드코어 액션을 지향하고 있다. 음양사의 경우, 귀신을 부린다는 스토리의 특이성과 호불호가 갈리는 일본 문화가 게임 내 곳곳에 뭍어나 있다.

새로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두 게임 모두 합격점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이 유저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유저들은 기존에 하던 게임을 계속해서 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같은 장르인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저들은 기존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며 “이에 업계에서도 최대한 빨리 게임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크어벤저3와 음양사 역시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기존 리니지 형제를 넘어서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