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반기 활황세 외국인이 주도
외국인 누적순매수 10조2970억원, 8년만에 최대…기관·개인은 순매도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 상반기 활황세를 지속한데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외국인 누적순매수 금액은 10조297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직전인 2009년 상반기 11조1379억원의 주식 순매수액을 보인후 8년만에 최대치다. 상반기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쳐 10조원 이상 주식 순매수에 나선 해는 2000년과 2004년, 2009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네 차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조2496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1조99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치웠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합해 기관은 10조1872억원(코스피 8조2627억원 순매도, 코스닥 2조899억원 순매도), 개인은 2조219억원(코스피 4조956억원 순매도, 코스닥 1조9252억원 순매수) 어치를 각각 순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LG전자다. 총 9천72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올해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LG전자는 연초 이후 주가가 55.43% 뛰었다.
그 다음으로 외국인 관심을 많이 받은 종목은 KB금융(순매수 금액 7천224억원)이다. KB금융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도 올해 들어 34.81% 올랐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1조6765억원)와 우선주인 삼성전자우(7969억원), SK하이닉스(3768억원) 등이다. 외국인은 이들 종목이 반도체 활황으로 주가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들어 외국인들이 이처럼 국내 증시에 몰린 이유로 국내 상장사 실적 등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상승과 글로벌 증시 대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등을 꼽았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던 국내 증시의 구조적 제약요인이 중장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던 이런 요소들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에도 외국인 바이코리아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