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먹거리 ‘개량신약’ 개발 활발
신약보다 비용·시간 투자 적어…안국·유나이티드·CMG·유한 등 진행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개량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관심을 갖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 개량신약 허가 품목수를 보면 2015년 18개에서 지난해 24개로 증가하는 추세다. 개량신약이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그 약이 효과를 잘 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물성을 변경하거나 제형 등을 바꾼 것을 지칭한다.
개량신약의 중요한 특징은 신약에 비해 임상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실제 신약 개발 평균 기간은 8.9년으로 집계된 반면, 개량신약은 3년에서 5년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개발비용도 개량신약이 신약 대비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신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개발 실패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개량신약은 자본력과 기술력에 있어 열세에 놓여 있는 국내 제약사들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장점으로 중견제약사들이 개량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형제약사들의 열의도 만만치 않다. 안국약품의 경우 최근 'AG-1606'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1상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이 품목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트란)의 염변경 제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하순 개량신약 슈베카정(에스카르베딜롤)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슈베카정은 종근당 딜라트렌(카르베딜롤)을 모델로 S-이성질체만 따로 정제한 본태성 고혈압치료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현재 30여 개량신약 품목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표 품목은 페노릭스EH다. 올해 내 임상시험이 완료돼 시판허가 신청 가능성이 높은 이 품목은 고지혈증치료제다.
CMG제약은 오츠카제약 조현병치료제 아빌리파이의 개량신약으로 미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이 개량신약에 대한 미국 내 임상 1상을 완료한 바 있다. 이 품목은 아빌리파이의 제네릭을 구강용해필름으로 제형을 변경한 것이다.
유한양행도 오는 8월 중순 한국화이자제약 리리카의 통증치료 용도특허 만료를 앞두고 개량신약 개발에 적극적이다. 후보물질인 ‘YHD1119’은 복용 횟수를 1일 1회로 반으로 줄여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장점이다. ‘YHD1119’는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은 신약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기 때문에 개발을 추진하는 제약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