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뉴 SK,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 느껴야”
“양극화 등 해결 적극 나서야…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딥체인지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대기업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강조했다. 지난해 계열사별로 근본적인 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강조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는 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딥 체인지(Deep Change)’ 성장전략을 경영화두로 꺼내놨다. 양극화 등 고도성장 탓에 나타난 사회문제 해결에 임직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골자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재벌 개혁’을 공언한 만큼, 이날 회의 전부터 최 회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에 대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최 회장은 대기업 책무를 강조하면서 사회와 함께 발전하겠다는 뜻을 적극 내비쳤다.
19일 SK그룹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17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조대식 의장은 “SK그룹 시가총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8%의 성장을 이뤄 현재 100조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KOSPI) 200 지수 상승률인 4%와 비교하면 분명한 성과”라면서도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가 같은 기간 연평균 30~40%의 성장을 이룬 것과 비교할 경우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현재를 진단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관심사는 경영 진단보다는 최 회장의 발언에 모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인 탓이다. 특히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내정 직후부터 4대재벌 개혁을 강조한 만큼, 최 회장이 이날 어떤 말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최 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새 정부와 보폭을 맞춘 모양새를 냈다.
그는 이날 “최근 우리 사회가 단기간에 이뤄낸 고도성장 속에서 의도치 않았던 양극화와 같은 사회‧경제적 이슈가 발생할 뿐 아니라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SK는 대기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사회문제 해결에 SK CEO와 임직원들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들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산이 큰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이 SK는 물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모색하자”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를 위해 사회와 함께하는 딥체인지를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SK측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던 것에 더해 더욱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혁신을 강화하자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SK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7조원을 투자하고 82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는 “최태원 회장과 SK CEO들은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서 SK그룹이 추구하는 변화‧혁신의 근본적인 목적은 결국 사회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SK 각 관계사는 이 같은 딥체인지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공정거래위원회와 4대 그룹 간 간담회를 22일이나 23일 중 개최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한 빨리, 이번 주 중 4대 그룹과의 만남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