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박삼구 회장 역제안 수용 못한다"

상표권 사용조건, 기존안대로 재요구키로…장외 싸움서 상표권 협상으로 국면 전환

2017-06-12     송준영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상표권 사용 요율 인상’이라는 역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이 기존에 제시한 원안 그대로 수용할 것을 박 회장 측에 거듭 요구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채권단과 박 회장 측은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 상표권 사용 요율 조정 등 협상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12일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은행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이 제안한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입장을 공유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더블스타는 앞서 ‘금호타이어가 이자도 못 낼 만큼 경영이 안 좋은 상황에서 상표권 사용료를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채권단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을 매출액의 0.2%로 할 것 등을 박 회장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박 회장 측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 조건을 담아 더블스타와 채권단에 역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날 채권단은 이 역제안 내용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기존 요구안(5+15년, 사용 요율 0.2%)을 박 회장 측에 재차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공방은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 상표권 사용 요율 조정 등 협상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은행은 국가 경제적 측면과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금호그룹과 협상을 통해 상표권 사용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박 회장은 애초 더블스타가 제시한 기존 요구의 2.5배나 되는 사용 요율을 요구하는 등 더블스타 측이 수용하기 힘든 제안을 한 상태다. 앞서 금호산업 측은 “금호타이어 해외법인의 경우 매출액의 1%를 상표권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다”면서 “주요 경쟁사도 국내 계열사 0.4%, 해외 자회사 1%의 상표권 요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상표권 요율 재산정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