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아파트 미세먼지 차단기준 높인다
고성능 필터 미세먼지 차폐 수준 상향 방침…레인지 후드 배기설비 기준도 마련
2017-06-05 최형균 기자
새 정부 출범이후 국토교통부가 미세먼지 절감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유명무실한 공동주택 환기필터 성능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국토부가 내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기계식 환기 시스템 내 고성능 필터의 미세먼지 차폐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동주택 실내 공기질을 높이기 위한 국토부의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국토부는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국토부 고시인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을 고쳐 환기필터 성능 기준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기준으로 고성능 외기청정필터는 입자 포집률이 90% 이상이 되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이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초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가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고시 개정을 위해 관련 기관도 협조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미세먼지가 주택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필터 기준을 상향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실험결과를 토대로 기준을 개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토부는 주택 내 또 다른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되는 레인지 후드 배기설비 기준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레인즈 후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배출하는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황사‧미세먼지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주거 환기 시스템 기술 수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탓에 국토부가 대책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주거 환기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다음달 이후 건설하는 공공분양‧공공임대 모든 아파트에 미세먼지, 이산화탄소를 센서를 통해 감지하고 환기하는 ‘스마트 환기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삼성물산은 현재 건설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리오센트, 지난해 11월 분양한 성북구 석관동의 래미안 아트리치 등에 자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홈큐브 시스템을 포함한 신기술을 적용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도 IoT 기술을 적용한 공기정화 시스템을 아파트에 설치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아파트 내 미세먼지 정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결과다. 다만 이같은 사회변화를 정부 측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번 고시 개정은 물론 앞으로도 관련 법 개정 등의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