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폰 판매 둔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엔 미풍
4월 생산량 감소 일시적…수요 꾸준히 늘어 호황기 끝 예측불허
현재의 반도체 시장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갖가지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일각에선 슬슬 상승국면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업계애선 최소 내년까지는 문제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반도체 시장 상승세에 처음으로 의심스러운 분석이 나온 발단은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4월 반도체 생산량이 전달 대비 무려 9.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장밋빛인 줄로만 알았던 반도체 업황 전망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반도체 업계에선 기우(杞憂)라고 일축한다. 반도체 시장의 특성과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나온 우려란 얘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업계가 슈퍼사이클(Super cycle)에 들어왔다는 것은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뜻”이라며 “데이터 소비량이 갈수록 많아져 결국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최근 한 달 생산량 감소폭은 크게 봐선 지엽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4월 반도체 생산량 감소는 주요 수출처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는 큰 틀에서 봤을 땐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큰 연관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보다 중국이 언제 메모리를 대량 생산에 나설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요보단 공급이 반도체 업황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란 것이다. 안기현 상무는 “수요는 어차피 증가할 것이고 문제는 공급인데 중국이 언제 메모리 대량생산 체제에 접어들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반도체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최소한 내년까지는 무난히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각보다 수요 상승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우려할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 규모를 5%로 예측했던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11%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또 다른 기관 가트너도 7.2%에서 12.3%로 성장률을 조정했다.
원래 반도체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지만 이번 호황은 지금까지와 달리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제 4차 산업혁명으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수요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상의 시장변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반도체 수요는 우리가 익숙히 아는 분야들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수요가 어떤 식으로 늘어날지 예측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