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빅데이타 앞세워 해외 진출 가속
디지털뱅킹에 빅데이터 활용한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저금리·저수익 영업 경쟁이라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한 방안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2014년(3.3%) 이후 성장률 2%대에 머무르며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4~5%대 성장을 하고 있는 신흥국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금융영역 개척은 당연한 수순이다”고 말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글로벌 경영 전략에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를 더한 차별화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 전문가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빅데이터 관련 부서의 몸집을 키웠다. 이를 활용해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무대에 공격적 경영 전략을 펼쳐 완벽한 현지화를 이룰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 외국계은행 가운데 최대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에 출시한 써니뱅크는 출시 1년 만에 4만 3000명의 현지 회원을 모집했다.
신한은행은 20개국 165개 해외 지점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2016년 12월 기준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이 1334억 5900만원으로 가장 높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서 비대면 디지털뱅킹 채널을 늘리고 있다”라며 “비대면 은행 업무 특성상 창구 이용 고객이 축소되면서 소비자의 거래 성향이나 소비 패턴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전격적인 빅데이터 영업활동을 위해 지난달 27일 6월 중 하나은행으로 통합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빅데이터전략센터를 설립했다. 센터장으로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전문가 정훈 센터장을 영입했다.
하나은행은 3월 기준 24개국 109개 지점 중 인도네시아에 57개 지점을 둬 현지화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빅데이터 기술을 해외법인에도 적용해 현지화를 견고히 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에 뒤이어 지난해말기준 해외법인 당기순이익 938억 1500만원을 거둬 들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해외 금융소비자의 거래 성향과 패턴을 분석하는 핀테크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세우고 있다”며 “이미 중국에 출시한 하나금융그룹의 원큐뱅크(1Q Bank)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현지화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디지털금융그룹’으로 확대 개편하며 빅데이터 관련 핀테크도 총괄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또 LG CNS가 8월까지 구축할 예정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해 금융 거래 패턴 등 온라인·모바일뱅킹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 서비스’에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돼 해외 금융소비자에게 맞춤식으로 접근해 금융 서비스를 전적으로 현지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위비뱅크는 모든 국외영업점이 적용 대상이다. 이는 21개국에 12개 언어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25개국 25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2016년 12월 기준 당기순이익은 818억 4000만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국내 은행의 디지털기술은 높은 수준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할 경우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지만 국내 은행 간 경쟁은 피해야 한다”라며 “진출이 순조롭기 위해서는 현지 금융시장을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분석하고 맞춤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