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판매 급감…내수 선전 쌍용차도 해외선 울었다

5월 국내·외 판매 12.9%↓…“황금연휴, 사드여파 등 겹악재 영향”

2017-06-01     배동주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우울한 5월 성적을 받아들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새롭게 추가한 쌍용차가 내수 시장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대 판매고를 올린 것을 제외하면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일제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쌍용차는 지난달 해외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5월보다 48% 넘게 감소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는 지난달 국내 시장 13만5443대, 해외 시장 52만7605대를 포함해 등 총 66만304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국·내외 판매량 76만1981대와 비교하면 12.9% 줄었다. 해외시장 판매가 9만대 가까이 감소한 여파가 컸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수가 줄었고 신흥시장 저성장 지속으로 수출도 부진했다. / 그래픽 = 김태길 디자이너
지난해 5월 국내공장 수출 8만7425대, 해외공장 판매 28만828대로 해외 판매를 견인했던 현대차는 지난달 30만73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내공장 수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해외공장 판매가 21만836대로 24.9% 급감했다. 신흥 시장 저성장 기류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악재로 작용했다.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모두 해외 시장에서 10%대 판매 감소를 겪었다.

쌍용차는 해외 판매서 지난해보다 48.4% 줄어든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쌍용차 최대 수출 지역인 러시아 시장을 대체키 위해 유럽시장 확대는 물론 신흥시장 개척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온 것이 발목을 잡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판매를 주도한 이란, 이집트 등 신흥시장에서의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저성장 지속에 더해 내수 판매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수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판매가 줄었다. 특히 한국GM은 내수판매가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한국GM은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던 스파크가 모닝과의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한국GM은 이달에도 대대적인 찻값 할인을 꺼내들었다.

현대차는 그랜저가 6개월 연속 1만대를 넘는 등 호조를 이어갔지만 레저용차량(RV)의 판매 감소로 내수가 소폭 줄었다. 기아차는 주력모델 노후화, 신차 효과 감소 등으로 8% 넘게 줄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어든 9222대를 팔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이뤄진 SM6 대량 출고가 판매 감소 착시를 만들었다”고 했다.

다만 쌍용차는 신차 효과를 강화하며 해외 시장과 달리 내수 시장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G4 렉스턴이 출시 첫 달에 2703대가 팔린 덕이다. G4 렉스턴이 출시되면서 내수 판매량 역시 1만238대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섰다. 티볼리 브랜드 역시 4700대 이상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판매가 늘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5월은 국내 자동차 업체에 악재가 겹치고 또 겹친 달”이라며 “지난해 6월까지 지속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으로 인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는데다 황금연휴에 따른 영업일 감소, 현대·기아차엔 사드 여파까지 더해져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판매가 늘기는 애초에 어려웠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