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램시마, 미‧중 안착은 ‘지켜봐야’
미국 처방액 상승세 꺽여·중국 임상장벽도 과제
2017-05-30 차여경 기자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램시마는 올해 상반기 2900억원대 판매율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5월 674억5000만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액은 2947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액 2307억원보다 28%이상 증가한 수치다.
램시마는 다국적제약사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다. 일종의 자가면역치료제 류머티스 관절염에게 주로 사용된다. 유럽과 북미 지역 판매를 담당하는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도 1분기 실적 1억500만 달러(약 1181억원) 중 램시마 매출로 7800만 달러(약 877억원)를 냈다. 그만큼 램시마가 해외 시장에서 ‘잘 팔린다’는 방증이다.
램시마는 올해부터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램시마는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헬스케어 통계업체 심포니 헬스솔루션 집계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 4분기 400만 달러(약 4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화이자는 상반기 1700만 달러(약 1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올 1분기(1~3월) 이어진 가팔랐던 증가세는 4월 들어 한 풀 꺽였다. 4월 인플렉트라 처방금액은 487만 달러(약 54억원)로, 전월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램시마의 1분기 미국 매출은 1700만달러다.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30억원씩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판매 추이가 내려가면서, 판매율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가 추이 감소는 판매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미국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르다는 견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대비 증가 추세가 미미하다고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가 부진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원래 분기 시작월에는 전월대비 증가 폭이 적다. 다가오는 5월 데이터 확인을 통해 분기별로 처방금액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24일 셀트리온은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로부터 램시마 임상시험을 승인받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중국 현지 공략을 위해 공장과 합작법인 설립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다만 최종 바이오시밀러 승인까지는 많은 장벽이 남아있다. 중국 시장은 인구 대비 큰 제약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임상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중국 임상시험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치러져야 하고, 기간이나 절차가 다른 국가보다 더 길다. 램시마도 중국에 2014년 초 램시마 임상을 신청하고, 3년 후에야 임상 승인을 받았다.
제약업계에서는 램시마의 미국과 중국 공략이 ‘성공’을 거둘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에서 성공의 맛을 본 램시마가 다른 시장에서도 안착할 것인지 평가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지다. 미국은 판매 초기 마케팅 단계고, 중국도 아직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 쉽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초기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한편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국내 허가 절차를 글로벌화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호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허가, 가격 결정, 오리지널약과 경쟁, 각국의 바이오시밀러 선정 등 단계가 많다”며 “국내에서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허가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내 규제당국 허가를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