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빅3, 해외사업 실패로 울상
사업부진으로 일부국가 철수 채비…현지 파트너와 경영권분쟁 겪기도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해외사업 탓에 울상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해외사업 부진이 지속되자 적자가 심한 일부 국가의 사업을 정리하거나 정리를 고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부터 중단된 중국방송의 송출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이 공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진출국 8개국 가운데 6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실적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최근 3년간 해외법인에서 이익을 내지 못했다. 2014년 당기순손실이 74억원이었고 2015년 당기순손실은 254억원,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지속하자 결국 GS홈쇼핑은 지속적으로 부진한 실적으로 보였던 터키 사업 정리를 시작했다. GS홈쇼핑은 2013년 터키에 진출해 현지 회사인 MNG그룹과 합작해 사업을 진행했다.
진출당시 GS홈쇼핑은 터키 홈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업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터키 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8억원이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100억원대 손실을 냈다.
CJ오쇼핑 역시 장기간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해외법인에 대한 정리를 고려하고 있다. CJ오쇼핑의 경우 비교적 일찍 해외에 진출했고 진출국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해외 사업의 수익 개선을 위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광저우 남방CJ, 터키 CJ메디아사의 철수와 인도 샵CJ의 구조개선을 검토 중이다.
CJ오쇼핑은 최근 3년간(2014~2016) 세 국가에서 막대한 적자를 냈다. 남방CJ의 3년간 영업손실은 238억원, CJ메디아사는 138억원, 샵CJ는 558억원이었다. 증권업계에선 만성적자를 보이던 법인을 정리하게 될 경우 최소 100억원 이상의 지분법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현지 상황이 예측할 수 없이 변하다보니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일례로 두 업체가 사업 정리 중이거나 정리 계획 중인 터키의 경우 군부 쿠데타 같은 정치적 혼란 탓에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터키와의 문화적 차이, 터키 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경제 침체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중국사업도 사드 보복 같은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 보통 중국 내에서 상품을 판매할 땐 ‘품질이 좋은 한국 제품’이라고 상품을 소개하거나 한류연예인을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드이슈로 이러한 홍보가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사업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현대홈쇼핑은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의 마찰로 난감한 상황이다. 파트너사인 가유홈쇼핑과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중국 송출이 중단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가 경영권을 요구해 싱가포르에서 중재재판을 진행중”이라며 “경영권 분쟁으로 현재까지 송출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진출국이 세 곳밖에 되지 않는데 중국은 2011년부터 송출을 시작해 한창 자리를 잡아가던 중이었다. 2014년에는 손익분기점도 달성했고 2015년에는 취급고 556억원, 지분법손익 8억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송출이 중단되고 현재 방송을 하고 있는 국가는 태국과 베트남 두 곳뿐이다. 태국과 베트남 송출은 각각 지난해 1월, 2월에 시작한 것이라 아직까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세 업체 모두 해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진출해있는 국가에서 최대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 업체 모두 진출국을 늘리며 해외사업을 확장해나갔다. GS홈쇼핑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CJ오쇼핑은 말레이시아, 현대홈쇼핑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송출을 시작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진출 국가를 늘리는 곳이 많았지만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신규 진출이 주춤한 상황”이라며 “기존에 진출한 국가의 실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