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율 잇단 상향 수정,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하강 위험 줄었을뿐 상승모멘텀 의미 아냐"…경기 회복국면 지속성 확인 필요

2017-04-19     황건강 기자
국내외 주요기관 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에도 국내 금리 인상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장률 상향 조정이 수출과 수출관련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를 근거로 조정된 점도 취약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는 모습 / 사진=뉴스1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 속에서 국내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으나 금리인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IMF가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KDI는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제시한 2.4% 성장에 비해 0.2%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KDI는 세계 경기 회복세에 국내 기업들의 수출 호조 등으로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총수출이 4%대 증가폭을 기록해 지난해 전망치인 1.9%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전망치인 4.4%에서 2%포인트 높아진 6.4%로 높여 잡았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4.3%로 종전 전망치인 2.9%보다 상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줄이어…​과도한 기대감은 경계

 

한국은행도 지난주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보다 0.1%포인트 상향된 2.6%로 발표됐다. 올해 소비자물가도 1월 전망(1.8%)보다 0.1%포인트 높은 1.9%로 상향 조정했고 근원인플레이션률은 올해 1.7%, 내년에는 1.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이보다 앞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 바클레이즈 등 해외 투자은행들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5% 수준으로 올해 1분기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상향됐다. 다만 국내외 기관들은 경제 성장률 전망에도 섣부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경계하고 있다. 일단 국내 경기 회복국면의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모습이다. KDI는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에도 경기 회복세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미국 통상정책, 중국의 과잉투자 문제, 유로존의 브렉시트 협상 등 하방위협이 존재해 경기 회복세는 제한된다"며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지 상승 모멘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IMF의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도 추세적인 상승 동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4일 G20감독보고서에서는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인상 이슈 등으로 한국경제 성장률을 2.6%로 낮춰 잡아서다. 지난해말 제시했던 한국경제 성장률 3.0%에 비하면 0.4%포인트 낮춘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에도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 금리 격차 축소 우려보다 국내경기 회복국면 확인 필요"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가 과도한 긍정을 경계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국내 수요회복과 가계부채, 소비자 물가 등에 확신이 없이 한국은행이 금리를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인플레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긴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금리 격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미리 우려하기 보다는 국내 경기 회복국면 진입여부를 좀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물가상승률 상승률에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요소는 석유류 가격 변화였다. 이 때문에 1분기 물가상승률은 2.1%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이 때문에 유가상승이 약화되면 물가상승도 정체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GDP 성장률을 상향한 가운데 KDI와 IMF도 전망치를 높였다"며 "주요 기관에서 국내 경제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나 수출과 수출관련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를 근거로 조정된 점은 취약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