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강달러' 전망…국내외 기관 앞다퉈 수정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후 달러가치 약화 예상…"원달러환율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 분석도

2017-04-19     황건강 기자
KEB하나은행 직원이 외화를 확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강달러 전망에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외 투자기관들이 올해 달러화 강세 전망을 포기하면서 지난해보다 원달러 환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일단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다가 이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스위스 등 해외 투자은행들의 강달러 전망 수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1월에 제시했던 달러 강세 전망을 철회했다. 이보다 앞서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도 달러 강세에서 약세 전망으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보고서에서는 달러가 유로, 일본 엔, 중국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에 비해 모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경계 발언이 달러 강세 전망 철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해지고 있다"며 "달러 강세 속에서 미국 기업들이 경쟁하기 매우 어렵고 다른 나라들은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들도 달러 강세 전망을 재검토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원달러 환율을 소폭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망치인 1170원보다 소폭 낮은 1100원대 중반 수준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에는 다수의 국내 투자기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후 미국 경제 강세 전망이 반영된 수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평균치 보다 원달러 환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미국 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달러화 약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겠지만 이미 기정사실화된 연내 3차례 수준의 금리 인상은 현재 환율 수준에서 영향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140.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하락 전환한 후 외국인 배당금의 역송금 수요로 추정되는 물량으로 상승세를 탔다. 외환 시장에서는 국내 대기업들 배당금을 지급 수요로 인해 당분간 달러화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는 달러화가 너무 강해지고 있다며 강달러의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며 "원화가치는 일시적인 약세 후 추세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이며 단기 고점은 1160원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