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항공료 인상, “혼자옵서예” 가로막을까

"제주도민에겐 할인 혜택 필요" 주장도

2017-04-11     박지호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광주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의 광주~제주 취항식에서 내외빈들과 객실승무원이 축하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뉴스1
저가항공사(LCC) 등 항공사들이 잇달아 항공운임을 올리자 제주도가 관광객을 줄일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제주도와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소송전도 불사하는 등 운임 인상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펴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주말 김포~제주 노선을 기존 7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성수기·탄력할증운임은 9만3000원에서 9만7700원으로 인상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규모와 상관없이 일제히 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물가 상승에 따라 항공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항공사들은 2012년 이래 국내선 운임을 동결해왔다.  

   

제주도는 항공료 인상으로 관광객 수가 줄어들까 우려한다제주특별도청은 제주항공 항공운임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제주항공은 201210월 국내선 기본운임을 12.8%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주도청 반대로 유보한 바 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 지분을 갖고 있다. 2005년 제주항공은 제주특별자치도(25%)와 애경그룹(75%)의 민관 합작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    

   

국민의당 제주도당도 제주항공 요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 조처 탓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료까지 오르면 내국인 관광객마저 발길을 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제주도 관광객은 2010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2010년 30만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엔 300만명까지 늘었다. 5년 새 10배가 뛴 것이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이 같은 관광객 증가가 저렴한 항공요금’ 덕이라고 판단한다국민의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항공요금 상승은 관광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비용 상승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장애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이는 제주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국내선 항공요금 결정을 현행 예고제에서 인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항공사업법 제14조(항공사업운임 및 요금의 인가 등)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사업자 운임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이와 달리 국내항공운송 요금은 사업자가 예고만 하면 바꿀 수 있다국민의당 측은 항공운임 산정기준과 책정 절차액수 등에 대해 중앙정부의 강력하고 직접적인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항공료를 인상해도 제주 관광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운임 인상률은 5% 안팎에 불과한데 이 탓에 관광객이 줄어든다는 논리는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견조하다. 운임 인상 폭이 크지 않아서, (제주도에갈 사람들이 여행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2012년 항공료 인상 때도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에는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며 큰 갈등을 막은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가 부득이 운임을 인상하더라도 비행기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제주도민에게는 추가 할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김정숙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는 제주도민에게 비행기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부득이하게 항공료를 올리더라도제주도민에게 운임 할인율을 높여줘야 한다”며 제주항공의 제주도민 할인율은 15%30% 정도로 인상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