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블록체인 장점 살린 ‘넥스레저’ 공개
신기술 응용한 기업용 플랫폼…금융업 등 계열사 우선 적용 후 신시장 창출
삼성SDS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업용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6일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선 삼성SDS가 개발한 디지털 신분증(DI), 지급결제(DP)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삼성SDS는 시스템 통합(SI)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삼성 그룹 내 운영 혁신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업용 관리, 서비스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특히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는 보안이 생명인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삼성카드가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송광우 금융 컨설팅팀 상무는 “삼성SD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전담조직을 구성했다”며 “사내 금융IT랩에서는 이밖에 인공지능, 블록체인처럼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업 혁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세미나를 통해 금융 관계사 임직원과 토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블록체인서 장점만 뽑아…분산 네트워크에 중앙 관리 기능까지
블록체인은 정보를 암호화해 분산 저장하고 의사 결정에 대한 정보도 분산된 참여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한마디로 분산된 블록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방식은 중앙에 정보나 권한이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커들 공격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보안상 유리하다.
네트워크상 정보에 접근하는 이용자들은 상대방과 직접 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중개자도 필요 없다. 이로 인해 중개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도 절약된다.
삼성SDS는 넥스레저를 설계하면서 이런 블록체인의 강점을 활용하는 대신 단점을 보완했다. 우선 분산된 정보를 불러오고 처리하는 데 있어 시차가 거의 없다. 실제로 이날 전자 포인트를 결제하고 송금하는 과정은 기존 금융서비스처럼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이날 시연에 나선 이지환 금융컨설팅팀 수석 컨설턴트는 “정보가 분산 처리된다는 점에서 시간이 걸린다고 볼 수 있는데 삼성SDS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이런 부분을 가장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앙 관리, 감독이 힘들다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 약점도 해결됐다. 시연에선 관리자가 자기 ID로 접속해 분산된 거래, 정보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이로 인해 창출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도 볼 수 있었다.
◇ 보안 안전성 높아 금융시장서 유망…타 산업으로 확장 노력 중
금융 서비스 사용자 입장에선 편리한 본인인증과 지급결제가 가능하다. 넥스사인(Nexsign) 솔루션이 넥스레저에 접목됐기 때문이다. 넥스사인은 삼성SDS가 개발한 생체인식 솔루션으로 최근 업데이트 버전에는 갤럭시S8에 사용 가능한 홍채인식도 추가됐다.
해당 기능을 하는 단말이 있는 사용자는 지문, 홍채인식 등 다양한 본인인증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FIDO 기준에 따라 입력된 생체 정보는 외부로 전달되지 않고 사용자가 쓰는 모바일 단말 내에 저장된다.
이에 따라 넥스레저 플랫폼 내 신분증, 지급결제 솔루션은 기존에 암호, 핀(PIN)번호 뿐 아니라 생체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자는 생체인식 기능을 활용해 쉽게 갖가지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다. 우선 신분증 앱을 실행해 주민등록증 같은 실제 신분증 사진으로 자기 계정을 만들고 이 계정에 지문 등 본인인증 정보를 입력해 은행이나 카드 등 다양한 연계 기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 계정으로 다양한 서비스로 옮겨가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 계정으로 인스타그램 같이 다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나 온라인 쇼핑에도 접속 하게 된다. 카드사 같은 금융기관에게 이 기능은 유용하다. 특정 카드사를 통해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에 접속하면 서비스 요금을 바로 카드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는 최근 금융업계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화폐 없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나 포인트가 물리적 화폐를 대신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도 비트코인 데이터 저장에 이용돼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날 시연에서도 원화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지급결제, 송금에 활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런 기술은 다른 업종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삼성SDS는 삼성카드나 금융기관 뿐 아니라 비금융 업종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계약관계가 복잡한 수주업 전문 업종의 경우 계약 관계나 계약 변경 정보를 블록체인 형식으로 다자가 직접 공유하는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은 “넥스레저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금융뿐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신규 시장 창출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