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신동빈’ 롯데수사, ‘장충기→이재용’ 전철 밟나
소진세 사장 소환 끝낸 검찰…박근혜 전 대통령 이어 신동빈 회장 정조준
삼성, SK에 이어 롯데 그룹이 검찰 주요 수사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시점에 맞춰 롯데 주요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롯데가 오너 구속 사태를 겪은 삼성의 전철을 밟게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4일 서울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출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엔 한웅재 형사8부장이 투입됐고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방패역할을 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조사로 특히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히 이번 조사는 롯데 그룹과 관련한 의혹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이틀 전 소진세 롯데사회공헌위원장(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2015년 11월 면세점 심사서 탈락했던 롯데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 원을 출연한 후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것 아닌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사전 조사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는 이미 1차 조사 이전에 최태원 회장까지 조사를 받았다.
소진세 사장은 업계에서 ‘롯데의 장충기’로 통한다. 대외협력단장 역할을 하며 대관업무를 총괄했기 때문이다. 그룹 내 대관역할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 장충기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유사하다. 그룹 방패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불려 다니는 일이 많았다.
그는 지난해엔 롯데 경영비리 사태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소진세 사장 조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비리 연루 가능성에 대해 밝혀내려 했다. 소진세 사장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신동빈 회장에 대한 간접조사와 다름없다.
검찰은 소진세 사장 조사를 끝낸 지 하루만인 지난 3일 “필요하면 신동빈 회장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지만 일단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는 장충기 사장 조사를 바탕으로 최순실 사태 관련 로비 혐의를 포착한 후 총수를 압박해 들어가는 방식을 보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장 사장을 조사했던 때를 떠올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롯데의 면세점 추가 선정과 재단 출연 대가성이 얼마나 입증되느냐가 관건이다. 롯데는 특별수사본부 1기 때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압에 의한 피해자가 되는 듯 했으나 특검과 특수본 2기를 거치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결과가 향후 수사방향을 잡는데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신동빈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