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업계, 인도 진출 박차…마지막 남은 거대시장
도요타 렉서스, 폴크스바겐, PSA 등 시장 진입 서둘러
인도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매년 고속성장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로 요약되는 미래차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는 이달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인도 진출을 선언했다. 도요타가 중국 시장에 같은 브랜드를 선보인 지 20년 만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중국 시장 수요 둔화가 가팔라지는 데 따른 시장 개척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는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가 지난 10년간 두 배 넘게 늘어나는 등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독일이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차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적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가 느는 추세와 대조된다.
이에 독일의 완성차업체 폴크스바겐은 인도의 타타그룹과 손잡고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푸조와 시트로엥 차량을 제조하는 프랑스 완성차업체 PSA그룹도 인도 시장에서 승용차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 완성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도 중국 자동차업계 최초로 인도 자동차시장에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차는 과거 2010년 GM과 손잡고 소형차, 세단, 경트럭 등 중국차 5개 모델을 인도시장에 선보이려고 했으나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박한수 코트라 서남아지역본부장은 “인도는 매년 7% 넘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좋은 시장”이라면서 “저렴하지만, 성능은 좋아야 하고 그러면서 조금 큰 차를 원하는 인도 사람들에게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는 아직 구매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인도 진출 확대는 이미 인도시장 시장 점유율 2위를 굳히고 있는 현대차와 인도 공장 부지를 고심 중인 기아차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007년 이후 꾸준히 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시장에서 오랜 기간 경쟁력을 쌓아왔다”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내연기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 진출을 강화한다고 해도 장장 현대차를 경쟁 상대로 삼기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판매량인 50만539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을 17%에 달한다. 반면 현지 완성차업체인 마힌드라나 타타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시장 점유율 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의돈 코참 인디아 부회장은 “인도 국민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현재의 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면서 “인도 진출 기업은 현재 끊임없이 인도의 부유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현재 내연기관이면서 적당히 크고 적당히 비싼 인도 중산층이 좋아할 만한 차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전기차나 자율주행기술 접목 자동차까지 수요가 이동하지는 않겠지만, 성능 좋은 자동차의 출현은 현대차에 악재“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티볼리 플랫폼의 기술 이전을 결정하고 내년 티볼리 기반 인도 모델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와 티볼리 플랫폼 공유로 기술이전료 등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며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