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HEV 앞세워 수입차 시장 ‘질주’
일본차 판매량 지난해보다 37%↑, 시장 점유율 4.3%p↑
하이브리드차(HEV)를 앞세운 일본차가 디젤게이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 이후 폴크스바겐 주력 차종 대부분이 판매중지 되면서 수입차 시장에 생긴 디젤차 빈자리를 일본 하이브리드차가 빠르게 채우는 모양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일본차는 총 5656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92대와 비교해 37% 증가했다. 국가별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보다 4.3%포인트 늘어난 17.2%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주력 모델로 내세운 일본차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렉서스는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를 앞세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620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5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113.6% 늘어난 1636대를 판매했다.
지난 1월 중형 세단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혼다도 지난해보다 31.2% 판매량이 급증했다.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273대가 팔린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판매 성장이 주효했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인피니티도 중형 세단 Q50S 하이브리드 판매는 지난해보다 98.8% 증가했다.
이에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5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힘입어 일본차 점유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11.9%로 2002년 이후 최저점을 찍은 일본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15.7%, 2017년 현재까지 17.2%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차가 연비와 주행성능을 갖춘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친환경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면서 “디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커졌다고 보기보단 일본차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판매량은 감소하는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간 수입 디젤차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8020대가 팔리는 데 그친 반면 수입 하이브리드차 등록대수는 1504대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 엔진 기준이 유로 6 기준으로 강화되다 보니 완성차 업체들이 기준 맞추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서 “연비가 탁월했던 디젤차의 빈자리를 하이브리드차가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