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매출 1조원 넘은 밀키스
1989년 우유탄산음료 표방 선보여…23일 1조1562억원 누적매출, 곧 미국 진출도
밀키스가 28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누적 판매량은 22억개로 집계됐다.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나와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킨 밀키스는 같은 회사 브랜드인 칠성사이다와 쌍끌이로 다음 달부터 탄산의 고향 미국을 공략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밀키스, 칠성사이다 등 음료부문이 올해 롯데칠성의 실적 개선세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롯데칠성음료는 우유탄산음료 브랜드 ‘밀키스’가 출시 28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989년 4월에 선보인 밀키스는 지난해 말까지 내수시장에서 1조 137억원, 해외수출로 1425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합계 1조1562억원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28년 간 국내외에서 판매된 밀키스의 판매량은 약 22억개(250ml 캔 기준)다. 국내 5100만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약 43개씩 마신 셈이다.
밀키스는 기존 과일 탄산음료와 차별화된 ‘우유’를 넣은 탄산음료로 출시 당시부터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당시 홍콩 느와르의 대명사 저우룬파(周潤發, 주윤발)를 모델로 기용해 TV광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헬기의 오토바이 추격 장면을 담아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를 재연한 모양새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측은 “광고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윤발이 외쳤던 ‘싸랑해요 밀키스’ 한마디가 유행어가 돼 이후 밀키스가 우유탄산음료의 1위를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서른 살이 가까워져 다소 시들 법도 한데 최근에도 미디어 덕을 봤다. 적극적인 PPL에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5년 방송된 ‘응답하라 1988’ 10화 ‘MEMORY편’의 PPL을 제공하며 발매 당시 핑크빛 라벨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다. 1980년대 당시의 향수를 다시 부른 셈이다.
현재 밀키스는 약 600억원 중반대로 추산되는 국내 우유탄산음료 시장서 점유율 약 86%(닐슨데이터 2016년 11월 기준)를 확보하고 있다. 또 러시아, 중국, 홍콩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업계의 관심사는 단연 칠성사이다와 밀키스의 본격 미국 공략이다. 미국서 소매점 위주로 판매됐던 칠성사이다와 밀키스는 미국 중‧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로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크로거는 월마트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백인과 최근 인구가 급증하는 히스패닉 등 현지인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칠성사이다와 밀키스는 오는 3월부터 미국 전역의 2000여개 크로거 슈퍼마켓 점포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랜 시간 변함없이 밀키스를 사랑해주신 소비자들 덕에 식품업계에서 달성하기 힘든 국내 누적 매출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이뤘다”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밀키스를 글로벌 1등 우유탄산음료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칠성사이다와 밀키스, 핫식스 등 탄산음료를 내세운 롯데칠성의 음료부분이 올해 전체 실적을 견인하리라 보고 있다. 현재 롯데칠성의 주류부문은 수입맥주 인기로 클라우드 판매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건이 음료, 그 중에서도 탄산에 있다는 얘기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류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탄산음료와 커피음료, 생수 등 음료 판매량 증가에 따른 양호한 (2017년) 실적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한국코카콜라 탄산음료 가격인상에 이어) 업계 2위 롯데칠성음료도 가격인상효과로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