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은 일자리 사라지는 제조업…고용보험 가입자 2개월째 ↓

1월 노동시장 동향…수출 악화로 일자리 감소

2017-02-13     정지원 기자

대우조선 도크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제조업 분야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지난달 제조업분야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줄어든 반면 비자발적 실업자는 늘었다. 또 전체 고용을 지탱하던 제조업 일자리가 줄면서 구직급여 신규신청 인원도 늘었다. 제조업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 양과 질이 모두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시근로자(일용직 제외)의 경우 전체 피보험자수는 1254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만9000명(2.4%) 늘었다. 


다만 증가 규모(28만9000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44만1000명)보다는 크게 낮았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째 20만명대의 낮은 증가폭이 이어지고 있다. 전월과 비교하면 피보험자 규모는 계절적 영향 탓에 낮아졌다. 

 


지난달 피보험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357만5000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출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과 낮은 제조업 취업유발계수를 고려할 때, 고용은 과거와 같은 증가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 화학제품 등 일부 유망업종의 꾸준한 피보험자 증가에도, 조선과 전자통신, 전기, 철강 등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편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기계장비, 금속가공제품의 경우 피보험자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성장이 정체되는 모양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선박수주량 감소 등 경기악화로 지난달 3만5000명 감소했다.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장비 제조업은 2014년 1월 이후 37개월 연속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6만3000명), 숙박음식(4만7000명), 전문과학기술업(3만6000명)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나 추세는 둔화되고 있다. 피보험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9.7%), 예술·스포츠와 여가관련 서비스업(7.1%), 연구개발·법무·기술·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하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6%)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증권, 연금‧보험 및 관련서비스업을 포함하는 금융보험업 피보험자는(45만9000명) 1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은행 등 금융업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상반기 신규 충원이 부족할 경우 감소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남성 피보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9000명(1.5%) 증가했고, 여성 피보험자는 18만명(3.6%) 증가해 여성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에서 비자발적 실업 상태로의 이동 추이를 보여주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지난달 11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5000명 감소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7만1000명으로 4000명 감소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3713억원으로 117억원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고용의 양과 질을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질 좋은 일자리들이 주력 제조업 수출 감소 등 대내외적 요인 탓에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고용과 경제성장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제조업이 약화되고 있어서 고용증가율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