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에 축산물값 인상 전망
"곧바로 가격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구제역 확진으로 축산업계가 비상인 가운데 소, 돼지 등 고기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란대란에 이어 돼지고기, 한우, 우유 파동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긴장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충북 보은 젖소 농장, 전북 정읍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 '양성' 반응이 확인됨에 따라 방역 당국은 물론 축산업계와 물가 관련 기관들도 초긴장 상태다. 앞으로 구제역이 확산돼 농가들이 기르던 소, 돼지 등을 대대적으로 살처분하면 소와 돼지 등 축산물 대란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지는 우제류가 걸리는 가축 전염병이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경우 차량 바퀴, 사람의 신발이나 옷, 가방 등에 묻어 있다가 가축에 옮겨질 위험이 크다. 또 이론상으로 바이러스가 3~6개월 동안 사멸되지 않고,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도 퍼질 수 있다.
더욱이 이번 구제역의 원인은 과거 잔존해 있던 바이러스가 아닌 외부에서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5일 충북 보은의 젖소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지난 2014~2016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바이러스와 혈청형은 '0형' 타입으로 같지만 유전자 특성에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자칫 방역당국이 AI 사태와 같이 구제역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소·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실제로 역대 최대 피해를 낸 지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2011년 7월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1.2% 폭등했다.
업계관계자들은 긴장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 축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운영 상황실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돈협회 측은 “소독, 백신접종, 차단 방역 등 자발적인 방역조치를 농가에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 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백신이 들어간 상태인데다 돼지와 소 가격이 평년 보다 강세인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경우 백신이나 예방접종 등 방역 체계가 불안정한데다 계란은 수입산 둥 대체제가 없었기 때문에 물가 인상까지 이어졌지만 축산품의 경우 백신 접종, 이동제한 등 조치가 신속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AI나 구제역 등이 질병이 발생하면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는데 백신이나 대체제 등이 없었던 AI사태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이 학습효과로 인해 불안감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