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트럼프 수혜 기대감에 강세
도드-프랭크법 일부 규정 폐지 서명…금융규제 완화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에 국내 증시에서 증권주가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드-프랭크법 일부 규정 폐지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에서는 금융주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금융주와 동행 움직임을 보이는 국내 증권주도 호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국내 증시에서 증권 업종은 전거래일 대비 3.74%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33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30곳이 상승했다. SK증권은 SK그룹의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장중 한 때 10% 가까이 급등했고 6.22% 상승 마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3% 이상 올랐다.
이날 증권주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드-프랭크법 일부 규정 폐지 행정명령 서명에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도드-프랭크법 개정을 검토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2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도드-프랭크법은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규제법 가운데 하나로 금융위기 이후지난 2010년에 도입됐다. 대형은행의 자본확충을 의무화하고 있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간 업무영역 분리, 파생상품 거래 투명성 강화, 금융지주사 감독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볼커룰 폐지와 대출규제 완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 적용 기준 완화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볼커룰은 금융기관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도드-프랭크법의 뼈대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서는 도드-프랭크법의 일부 내용을 개정하지만 종국에는 완전폐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드-프랭크법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돼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는 젭 헨살링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이 도드-프랭크법 폐지 법률안을 조만간 제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증권 투자 업계에서는 도드-프랭크법 완전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법안 도입을 주도했던 민주당 측의 반발과 대체 법안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해당 법안의 완전폐지를 위해서는 상원의원 100명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52명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일부 민주당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정책 추진은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증권주는 일반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서다. 미국에서 증권주가 반등할 경우 한국 증권주에도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행정명령 서명후 미국 증시 휴장이라는 점 때문에 아직 직접적인 영향권 밖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증시 환경 역시 주주치화적 재무정책과 신흥국 중 국내증시 부각, 강세장 기대감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트럼프 정책수혜 기대주로 증권주를 괄목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