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환자 잡아라’ 중소제약사 위염약 전쟁
동아에스티 쓰티렌 매출 35% 줄어… 해외업체와 협약하고 복제약 개발 경쟁
2017-02-01 차여경 기자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염 및 십이지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556만여 명이다. 국민 10명 중 1명 꼴이다. 최근 급성위염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설 연휴을 맞아 과식하거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한 탓이다.
대표적인 위염치료제는 동아에스티 스티렌이다. 천연물신약 스티렌은 꾸준히 연매출 500억원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스티렌 처방액은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5년 371억원에 비해 35% 감소했다. 2011년 매출 900억원에 비하면 73%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동아에스티는 복용 횟수를 줄인 스티렌 투엑스를 출시했다. 다시 업계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2016년 스티렌 투엑스 처방액은 53억원으로 실적 감소분 132억원을 메꾸기엔 부족했다.
제약업계는 개량신약과 복제약 등장이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2013년 종근당, 제일약품, 안국약품, 대원제약 등이 스티렌의 개량신약을 출시했다. 2015년 특허만료가 되며 90여개 복제약도 출시됐다. 수십개 경쟁제품이 나타난 것이다.
스티렌 하락으로 가장 활짝 웃은 업체는 대원제약이다. 지난해 대원제약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48억원과 91억원으로 전망된다. 2015년 대비 각각 17.3%와 28.2% 늘어난 수치다. 특히 위염약 오티렌은 100억원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원제약 효자제품이다.
해외제약사와 협약을 맺은 제약사도 있다. 지난해 초 부광약품은 일본 제약업체 에자이와 위염약 셀벡스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1월부터 판매 영업활동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셀벡스캡슐이 기존 치료제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라고 설명한다.
부광약품 관계자 “셀벡스캡슐은 국내에서 위궤양, 위염 환자에게 오랫동안 처방돼 왔던 약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됐다"며 ”위점막 방어능력 저하 등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치료제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산분비억제제(PPIs) 에소메프라졸을 사용하는 위염약들도 40%에 달하는 처방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보건의료 분석업체 팜스코어에 따르면 처방액은 전년 1028억원 대비 3.7% 늘어난 1066억원으로 집계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 한미약품 에소메졸들이 대표적이다.
제약업계는 중소제약사 위염치료제들이 꾸준한 실적을 낼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방어를 잘 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의약품 시장은 복제약 출시에 큰 영향을 받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