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체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확실’
구 하나·외환 시너지 실적으로 선보여…급여 통일 시급 과제
2017-02-01 장가희 기자
함 행장이 단행한 인사는 성과와 영업으로 요약된다. KEB하나은행은 상반기 인사에서 퇴직한 성과 우수 지점장 4명을 지점장으로 다시 채용했다. 재채용된 지점장들은 현직 지점장에게 적용되던 약 15%의 성과급 비율을 50%이상 확대하는 성과급 제도를 실시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재채용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며 재채용된 퇴직지점장 중 성과 우수자는 임원으로도 승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 지점장 재채용은 기존 인사제도 틀을 탈피한 모습이었다. 성과와 노력에 상응하는 재채용 기회를 제공해 현직 지점장들에게 동기부여나 조직에 대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풀이된다.
함 행장은 40대 젊은 팀장을 24명을 지점장으로 대거 발탁했다.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50세에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통합 하나은행을 강하고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는 영업 중심 마인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임 지점장 중 여성 지점장도 9명으로 늘리면서 유리천장에 부딪히는 여성 직원들 갈증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구 하나·외환 통합 시너지 실적으로 나타내
함 행장은 짧은 재임기간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 행장은 지난해 1월 범 금융권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 안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를 통합하겠다"며 "임금체계 일원화를 위해서라도 연내 모든 일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해 9월 한 지붕 두 가족이었던 하나은행 노조와 외환은행 노조 통합도 이뤄냈다.
함 행장은 노조 통합을 위한 물밑 작업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함 행장이 노조 통합에 개입하거나 노조와 만난 적이 없다"며 함 행장의 노조 통합 역할론을 차단하기도 했다.
함 행장 취임이후 KEB하나은행은 통합 시너지를 나타내는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4분기 1263억원을 포함한 2016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1조3872억원을 냈다. 구 하나, 외환의 통합 시너지가 영업활동으로 이어지며 핵심 저금리성 예금이 전년말 보다 15.1%(6조1000억원)증가했고,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전년말 대비 각각 6.4%(4조원), 8.4%(7조4000억원)증가하며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
2016년말 BIS비율 추정치는 16.79%로 전년말(14.65%)보다 2.1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4%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밑으로 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뚜렷한 2인자 없어…급여·직급 통일 시급한 과제
하나은행은 이번 달 차기 은행장 인선 작업을 시작한다. 하나은행 차기 행장 선임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성복, 박문규, 김인배 사외이사를 포함한 4명이 그룹 임추위를 구성해 진행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함 행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 아니냐”며 “단독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함 행장이 연임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통합 노조가 탄생한 만큼 직원 간 화학적 통합이 시급하다. 함 행장은 옛 하나은행 직원을 외환은행 영업점으로, 외환은행 직원을 하나은행 영업점으로 보내는 교차발령을 내서 화학적 결합에 힘썼다. KEB하나은행장 취임 때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급·급여 통일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구 외환은행 출신 행원들의 임금이 구 하나은행 출신보다 많다는 점에서 양 측의 갈등이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 함 행장은 지난달 3일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완전 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함 행장이 적극적으로 협상 의지를 내비친다면 상반기 중 화학적 결합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1956년생인 함 행장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2002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 2004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2006년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을 거쳐 2008년 충남북지역본부장, 2009년 대전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3년 충청사업본부자을 역임한 뒤 2015년 9월 KEB하나은행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