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기, 중 부정기 항공노선 운항 금지 타격 미미할 듯

중 당국, LCC 등 8개 노선 운항 불허…일본·동남아 노선증편으로 대체 가능

2017-01-26     박지호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의 국내선 계류장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여객기들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국 정부가 국내 항공사가 신청한 부정기 운항편 운항을 전면 불허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응한 한한령(限韓令)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줄어든 중국 노선으로 인한 국내 항공사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26일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부정기선 불허가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국내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중 부정기편 비중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또 동남아와 일본 노선 증편이 중국 비정기편 노선 불허에 따른대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보다 더 늘어날 올해 내국인 출국자수도 국내 항공사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은 올 1~2월 국내 국적 항공사 3곳이 신청한 한국행 부정기편 8개 노선 운항을 전면 불허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6개 노선,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각각 1개 노선 항공편 운항이 거절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와 우리 정부는 항공 노선 복선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0년부터 우리 정부는 단선 노선인 중국 영공 내 항공로를 복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중국 공조항공관리국(ATMB)에 꾸준히 제시해왔다. 복선화가 실현되면 항공교통 정체​ 해소 및 항공 운송량도 증가된다. 

 

하지만 국내 사드배치가 공식화되면서 중국 측 태도가 돌변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뚜렷한 이유 없이 복선화를 위한 회의를 연기했다. 이 탓에 현재 중국 항공로 복선화가 무산될 위기다.

 

이같은 우려에도 올해 항공 산업 전망은 나쁘지 않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중국노선 여객매출비중은 9.8%였다. 이중 정기편을 뺀 부정기편 비중은 2.2%다. 전체 매출액 중 0.2%만이 이번 규제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 항공 중국노선 여객매출비중은  15.1%고, 부정기편 비중은 2.5%다. 이번 규제로 타격받을 매출액 비중은 0.4%다. 제주항공 매출액 중 5.0%가 중국노선에서 나온다. 전체 중국노선 중 부정기편 비중은 26%다. 이번 규제로 전체 매출 중 1.3%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국적항공사들의 매출에서 이번 규제에 노출된 비중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당국의 여행객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인바운드 수요(자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국적 항공사에 우려 요인일 수 있으나, 당장 중국 규제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는 줄어든 중국 노선을 대체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는 일본 및 동남아 신규 취항과 얼라이언스(Alliance·항공사 간 전략적 제휴관계​)를 통한 장거리 노선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 규제가 정기노선을 막은게 아니라 부정기노선을 막은 것이기 때문에 항공업계에 직접적으로 큰 타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중국 노선을 대체할 다른 노선들, 예를 들면 동남아, 일본 등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해외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외형 확장에 주력한다. 지난해 5월 제주항공 포함 아시아 태평양 지역 8개 항공사는 LCC 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를 결성했다. 얼라이언스에 포함된 각 항공사는 160개 노선을 결합해 간접적으로 노선을 확장한다. 올 3월 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에는 호주 노선이 없지만 인천-홍콩은 제주항공으로, 홍콩에서는 타이거항공 오스트레일리아를 타고 호주로 갈 수 있다. 장거리 기재 없이 장거리 노선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앞으로 국내 항공사 정기편 운항 노선까지 추가로 제재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