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통사 내비 서비스 경쟁 후끈

사용자가 많을수록 데이터 늘어 정확도 향상…O2O·커넥티드 카 플랫폼으로 각광

2017-01-24     민보름 기자
KT가 설 연휴를 맞아 KT내비에 타임머신 기능을 추가하고 30일까지 타임머신 이용자를 추첨해 경품을 증정한다고 밝혔다. / 사진=KT

설 연휴를 맞아 이동통신 3사가 앞 다퉈 자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성능 업그레이드와 사용자 혜택 정보를 발표하고 있다. 자가용으로 귀성길에 오른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필수적인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서비스를 개발한 이동통신사와 포털 사업자에게 내비는 미래 사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를 흔든 가장 큰 사건은 T맵 무료공개와 구글 정밀지도 해외반출 요구였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지도 서비스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등 차세대 기술 플랫폼으로 각광 받으면서 이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용자 늘어야 정확도, 연휴 맞아 고객 늘리기 경쟁 심화

 

SK T맵은 경쟁사 서비스에 비해 높은 정확도와 반응 속도로 SK텔레콤과 가입자들에게 효자노릇을 해왔다. SK텔레콤은 수년간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에게만 내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T맵을 미끼상품으로 이용해왔다. 타사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기간에 따라 책정된 요금을 결제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자로서 변신을 꾀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T맵을 KTLG유플러스 사용자에게 공개하고 T맵 서비스를 운영하던 자회사인 SK플래닛으로부터 이 서비스 부문을 분할 합병했다.

 

이후 9월 추석 연휴를 맞으면서 T맵은 일 사용량 1억 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명절 대목으로 T맵 공개 효과가 배가된 셈이다. 실제로 해당 기간 수집된 전국 실시간 교통정보의 양이 개방 전보다 26% 증가했다.

 

이에 KTLG유플러스는 힘을 합치며 대응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서인 이동통신 점유율이 대략 532인 상황에서 2위와 3위의 연대는 당연한 수순이다. 여기에 차량 내비게이션 강자인 아이나비도 협력하게 됐다.

 

따라서 KTLG U+, 아이나비는 자사 내비 사용자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설 연휴동안 더 정확한 교통 예측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 내비는 이런 데이터를 이용해 16일 목적지에 특정시간까지 도착하기 위해서 몇 시에 출발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타임머신 기능을 추가했다. 내비 앱(App)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기능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도로가 막히는 시간을 피해 출발 할 수 있다.

 

KT126일부터 30일까지 타임머신 기능 이용자 중 2017명을 추첨해 주유권이나 스타벅스 커피 등을 경품으로 증정한다.

 

LG유플러스의 U+내비도 연휴 중 자사 서비스 사용예정의사를 밝히고 실제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들을 추첨해 경품을 제공한다. U+내비는 도착알림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용자가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싶은 상대방 번호를 지정하면 설정된 시간 마다 운전자 현재위치와 도착예정시간 정보가 상대에게 문자로 알려진다. 문자는 최대 30명까지 받아볼 수 있다.

 

지도는 차세대 서비스 위한 필수 자산

 

개발자용 카카오 내비 API 공개 설명 페이지 모습. / 화면=카카오
하반기 내내 지도 플랫폼 경쟁은 뜨거웠다. 구글은 6월 정부에 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요구하면서 자사 지도 앱 서비스를 국내에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국내 사업자들이 법인세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정부가 안보 시설이 구글 위성사진으로 노출될 수 있다며 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토록 내비게이션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당장 지도 플랫폼이 교통이나 주유, 편의점이나 마트 같은 위치기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활용되고 점차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커넥티드 카 기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는 이미 차량통신(V2X, Vehicle to Everything) 솔루션을 유명 자동차에 탑재하기 위해 경쟁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과 포털 업계는 자사 지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공개로 다른 업체들이 지도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 지도 서비스 관계자는 우리도 해외 업체에 지도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밀지도 반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차세대 위치기반 서비스를 위해 지도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