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성공신화 방준혁 "올해 목표 RPG 세계화"
리니지2 레볼루션 월 매출 2000억원…글로벌 라인업도 강화
“올해 목표는 역할수행게임(RPG) 세계화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18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3회 NTP에서 “한국 게임사가 가장 잘하는 RPG로 올해 세계 시장에서 메이저와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사업현황과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 17종을 공개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와 백영훈 사업전략 부사장,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차례로 연단에 올랐다. 특히 방준혁 의장은 준비와 분석이 끝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가 가장 잘하는 장르인 RPG를 주력으로 분명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리니지2 레볼루션 한달만에 매출 2000억원 달성
이번 NTP의 첫 순서는 지난해 12월 14일 국내 출시돼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 등 양대마켓 1위를 차지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표에 나선 권영식 대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키워드를 ‘혁명’으로 꼽았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후 누적가입자수 500만명, 일일접속자수(DAU) 215만명, 최고동시접속자수(PCCU) 74만명, 오픈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매출 1000억원을 단 14일만에 달성했으며, 출시 후 1개월 누적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필적할만한 성과다.
권영식 대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과는 넷마블의 치밀한 미래전략과 개발경쟁력으로 이루어낸 결과”라며 “미국, 중국, 일본 등 빅마켓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해 해외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새로운 MMORPG 시장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넷마블은 꾸준히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며 최상의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서버를 늘리는 등 안정화가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공성전, 기란성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의 글로벌 라인업 소개에 나선 백영훈 사업전략 부사장은 RPG, 실시간 전략대전 게임(MOBA), 전략 장르 등 17종의 개발 중인 라인업을 공개했다.
우선 넷마블은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타겟 권역을 중심으로 주요 라인업을 구성했다. 블레이드 & 소울, 테라, 킹오브파이터즈, 지아이조 등 글로벌이용자에게 유명한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순수 넷마블만의 IP인 세븐나이츠를 MMORPG로 재탄생시킨 세븐나이츠 MMORPG(가제),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스톤에이지 MMORPG(가제)를 선보인다. 이밖에 지난 2016년 지스타에서 첫 선을 보인 모바일 MOBA 장르의 펜타스톰을 비롯해 이카루스M, 데스티니6, 요괴워치 메달워즈(가제), 트렌디타운(가제), 퍼스트본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백영훈 사업전략 부사장은 “타겟 권역에 맞춘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철저하게 현지화한 17종의 게임을 각 시장에 선보이겠다”며 “넷마블이 올해 국내와 아시아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 구원투수로 등장한 방준혁 의장…직원 업무환경 등은 해결과제
넷마블은 지난 2000년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만든 온라인 게임포털 ‘넷마블’을 모태로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매출 1조원을 달성, 국내 게임사로는 넥슨에 이어 두번째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과거 1인칭슈팅(FPS)게임으로 업계를 주름잡았던 넷마블은 넥슨에게 인기 FPS게임 ‘서든어택’을 넘겨준 후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방준혁 의장이 복귀한 후 모바일게임 개발에 사활을 걸었고 지금은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국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방 의장은 2006년 건강상의 이유로 넷마블을 떠나게 된다. 이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넷마블은 몰락의 길을 걷는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론칭한 게임이 31개, 이 가운데 흥행작이라 부를만한 게임은 ‘SD건담캡슐파이터’ 하나에 그쳤다. 그나마도 대박이 아닌 중박 수준이었다. 자체개발 게임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19개 자체개발 게임이 모두 실패했다. 11개 게임은 흥행에 실패, 8개 게임은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했다. 개발 경쟁력 확보에도 실패했고 관리 능력도 부족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체 매출의 20%이상을 차지하던 서든어택 마저 2011년 넥슨에게 넘겨주게 된다. 넥슨이 개발사인 게임하이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게임하이는 이후 넥슨지티로 이름를 바꾸고 현재까지도 넥슨에서 서든어택을 서비스하고 있다.
넷마블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2011년 다시금 방 의장을 불러들인다. 방 의장은 복귀 직후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찍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시 넷마블 매출은 2100억원(2012년) 선이었다. 비관적 목소리가 쏟아졌다.
방 의장은 사재 400억원을 이용해 개발 지주회사 CJ게임즈를 설립하고 산하 게임 개발사를 모바일 게임사로 재편한다. 인력도 모바일 게임 개발로 배치했다. 성과는 2013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구마구,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그해 출시한 게임이 모두 최고 매출 1위를 찍은 것이다. 넷마블은 2012년 매출 2121억원, 영업손실 66억원에서 2013년 매출 4968억원, 영업이익 667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넷마블은 지난 2015년 여러 모바일 게임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매출 1조729억원, 영업이익 2253억원을 기록, 국내 게임사로는 넥슨에 이어 두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이번 제3회 NTP에서 방 의장은 2016년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5029억원, 영업이익 292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넷마블측에 따르면,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61%에 달한다.
방 의장은 “지난해 2월 열린 제2회 NTP 당시 2016년도 글로벌 비중을 50%까지 올리겠다 발표한 바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비중은 5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잘나가는 넷마블에게도 고민은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7월·10월·11월에 걸쳐 직원 3명이 자살 및 돌연사했다.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넷마블 네오의 20대 직원 B씨가 사망했다. 개발자였던 B씨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사내 비리로 징계를 받은 개발자 C씨가 넷마블 사옥에서 투신자살했다.
당시 넷마블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해당 직원의 경우 최근 회사 내부에서 회사재화를 무단 취득해 사적으로 이득을 취한 비위로 인해 징계를 받은 바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모바일 게임 길드오브아너 그래픽을 담당한 30대 개발자 직원 D씨가 휴가 중 돌연사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밤샘근무·극심한 경쟁·게임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연달아 발생한 죽음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과로사로 확인된 건은 한 건도 없다”고 해명했다.
◇방준혁 의장, RPG로 글로벌 시장 패권 겨루겠다
행사 마지막에 연단에 오른 방준혁 의장은 “지난 4년간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면서 한국 게임기업들의 ‘글로벌 파이어니어(Pioneer)’가 되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며 “승부를 걸 시점이 너무 늦으면 도전할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 올해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들과 규모와 스피드 경쟁을 벌이며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새로운 생각과 전략적 시도가 없으면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없고, 발상의 전환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 의장은 “넷마블은 모두의마블로 실시간 네트워크 대전을, 몬스터길들이기로 모바일 RPG 시장을, 레이븐으로 액션 RPG 장르를,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 MMORPG 시장을 열었다”며 “서구권 시장에서 넷마블이 가장 잘하는 RPG 장르로 다시 도전하고 꼭 성공해 큰 기회를 열어가겠다”고 말하며 RPG의 세계화를 선언했다.
이어 그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소위 글로벌 메이저 TOP 5 안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 변함이 없다. 글로벌 메이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장의 패권을 두고 올해 본격적으로 경쟁해 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방 의장은 또 “게임산업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의 미래 신성장동력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이를 위해 반드시 게임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해 보다 많은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한국 내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