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인트] 요동치는 대외 정치상황에 증시 불안심리 확대

미국 트럼프· 영국 메이 총리 강경 발언 금융 시장 흔들어…18일 코스피 약세·환율 급락에 영향

2017-01-18     송준영 기자

대외 정치적 상황이 국내외 증시를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그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영국의 완전한 유럽연합 탈퇴) 발언도 시장에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2100선을 향하던 코스피도 대외 불확실성 탓에 숨고르기에 돌아선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지수가 17일(이하 현지 시각) 5.7% 급등했다. 공포지수라 불리우는 이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이날 VIX 지수 급등은 트럼프 당선인이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더불어 트럼프발 대중국 무역 전쟁 가능성 등도 투자 심리를 흔든 요인이었다. 다만 아직까진 VIX 지수는 11.87로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글로벌 증시엔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1조원대 인프라 투자,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일자리 창출 우선 정책 등이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를 비롯해 한국, 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플레이션(트럼프 정책이 야기하는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반면 정책의 극단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의 완전한 유럽탈퇴 움직임도 세계 증시에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이날 메이 총리는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브렉시트 계획과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회원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하드 브렉시트'를 시사했다. 특히 그는 영국 정부가 2년 안에 EU와 새 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며 최종 브렉시트 합의안은 의회 표결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 발언대로 브렉시트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우선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 영국은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데 독자적인 경제체제로 돌아서면 관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새로운 무역 관계 정립과정에서 대외 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연합 결속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러한 영향 속에 국내 증시도 쉽사리 상승 분위기를 내기가 쉽지 않아졌다.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21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18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날보다 5.71포인트(0.28%) 떨어진 2066.16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1.26포인트(0.2%) 낮은 622.74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시작 각각 1.9포인트(0.09%), 0.87포인트(0.14%) 상승 출발했지만 하락 반전했다.

 

이날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174.5원)보다 12원 급락한 1162.5원에 출발했다. 오전 9시 2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한 1164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떨어진 것은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12월14일(1163.1원)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국내외 증시에 불안함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