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깃발꽂자” 건설사 도시정비수주 경쟁
택지공급 중단으로 집 지을 땅 줄어 입지좋은 강남권 사업 군침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25 가계부채 관리대책 에서 택지공급을 더욱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더이상의 신도시 개발 공사물량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사업 수주는 조합원 분을 확보하고 있어 경기 불황에도 안정적인 분양성과를 도모할 수 있다. 안정적인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셈이다.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은 미분양 우려가 극히 적어 더욱 알짜 사업으로 여겨지기에 건셜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16일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정보를 제공하는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역시 강남3구에서는 여러 사업장에서 시공권 입찰이 예정돼 있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아파트1,2차는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거쳤고 올해 상반기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법적 상한 용적률을 300% 적용하고 최고 35층 16개동 1706가구로 재건축한다. 쌍용1차(630가구)는 재건축사업이 시행되면 1105가구로, 쌍용2차(364가구)의 경우 62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1단지보다 사업 추진이 빠른 쌍용2차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1,2차 수주 경쟁에 손내민 상황이다. 그밖에 GS건설(쌍용1차만) 등이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인근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가 많은 만큼, 쌍용1, 2차 수주가 타 아파트 수주 입찰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쌍용아파트 바로 옆 대치우성1차의 경우 추진위원회 승인이 난 뒤 현재는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단계에 있다. 현대건설은 우성아파트 수주에도 참여할 의사를 이미 밝혔다.
서초구에서는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서초신동아 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올해 중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997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재건축 후 상가 포함 14개동 1340가구로 거듭난다. 조합 측은 이르면 이달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서초구 방배동 13구역, 14구역도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두 사업장은 사당역에서 방배역으로 가는 효령로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단계에 있다.
송파구에서는 신천동 잠실미성과 크로바아파트 등이 있다. 이 두 아파트 재건축은 통합해 진행된다. 작은 단지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재건축 후의가격 상승 여력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981년 입주한 미성아파트는 전용면적 59~156㎡, 1230가구로 구성돼 있다. 120가구 규모의 크로바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함에 따라 사업 이후 2000여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은 올해 상반기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연말에는 관리처분인가까지 진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