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원 육박 미국산 달걀, 경쟁력 있나

롯데마트서 1개에 300원꼴 판매…"가격보다는 물량안정 급선무"

2017-01-13     김지영 기자

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수입된 계란이 전국 롯데마트 매장을 통해 유통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입계란 판매 가격이 높아 경쟁력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하얀 계란이란 상품명을 붙인 미국산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8990원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당 약 300원꼴이다. 이는 미국 현지 원가(개당 110원)와 공항까지 가는 운송비(60원),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항공운송비(50% 지원시 76원), 국내 유통비(도매→소매 56원) 등을 더한 가격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같은 판매가격에 대해 “마진 없이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경쟁사에서 30개들이 국산 계란 한 판(대란 기준)을 7000원대 후반에 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9000원에 육박하는 수입산 계란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수입 달걀 판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달걀 수급이 AI 전에 비해 차질이 있기는 해도 아직 수입 달걀 판매까지 생각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며 수입 달걀 판매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당수 업소에서 물량 자체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감안하면 8000원대 후반 미국 계란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마트는 많은 소비자가 우려하는 신선도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역 절차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현지에서부터 10도 이하의 이른바 콜드 체인 시스템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7000원대에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살 수 있는 물량이 없다”며 “판매량을 제한해도 오전에 물량이 동이 나 매대가 비어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량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소규모 도매상이나 소매업소에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본다"며 "개인사업자의 구매 물량을 '1인 3판'으로 제한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달걀 가격이 치솟아 지난해 12월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달걀을 1인 1판(30알)에 한해 한정판매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내로 AI 발생지 35곳의 3km 이내에서 생산된 계란의 반출이 일주일간 전면 금지되는데 따라 사상 처음으로 항공기를 이용해 계란 수입을 추진한다. /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