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깜짝 실적 숨은 공신은 갤럭시S7
연구개발비 등 상각처리돼 팔리는 족족 수익…갤노트7 충격 벗어날 1분기는 10조원대 영업이익 전망
삼성전자가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덕분이지만, 모바일 부문에서 갤럭시노트7 사태 충격을 빠르게 벗어난 점도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시기 갤럭시S7 시리즈는 모바일 부문에서 대박을 만들어주진 못했지만 쪽박은 면하게 해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4분기 9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8조원 초반대를 예상했던 증권가는 시간이 갈수록 8조원대 중반에서 후반대까지 전망을 높여나갔는데 이 같은 예상치 조차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9조원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선전과 더불어 모바일 부문에서 갤럭시노트7 충격을 빠르게 벗어난 것도 주효했다. 지난 3분기 IM((IT·모바일)부문은 영업이익이 갤럭시노트7 단종 비용 탓에 1000억원 이익에 그쳤으나 이번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블루코랄 등 추가 색상을 내놓으며 갤럭시S7에 공을 들인 것이 먹혀들었다. 대박을 치진 않았지만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된 폰이란 점이 비용을 줄여준 측면이 있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은 나온지 오래된 제품이라 연구개발비 등 비용이 이미 상각이 돼 있어 팔릴 때마다 높은 이익이 날 수 있었고 이것이 IM부문 실적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휴대폰 유통현장에서도 삼성폰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이통사로부터 받는 장려금이 삼성 제품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유통점으로선 삼성 스마트폰을 더 권할만한 유인이 있었던 것이다.
갤럭시S7은 지난해 3월 출시됐지만 성능 면에선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갖추고 있다. 전작에서 보였던 배터리 문제 등도 말끔히 해결해 스테디셀러로서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다만 갤럭시노트7 사태가 없었다면 지난 4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었을 것이란 점은 삼성전자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올 1분기엔 10조원을 넘는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가격이 계속해서 급상승중인데다 갤럭시노트7의 충격도 올 1분기엔 말끔히 해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이 발표되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확실성도 지금보다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