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떡도 싸야' 박리다매 나선 보험사들

"자동차 보험료 인하 등으로 고객 모아 경쟁력 키운다"

2017-01-05     이용우 기자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말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들과 '보험다모아' 출범 1주년 간담회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기둔화가 길게 이어지고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고객 눈높이에 맞춰 보험료를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모두 보험 가입자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기 불황 지속으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진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보험료를 낮추는 방법으로 고객 환심을 사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료를 전격적으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개인 자동차보험료는 2.7%, 업무용은 1.6%, 영업용은 0.4% 각각 내렸다.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다른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뒤따라 인하할 것으로 나타났다. 

 

AXA다이렉트는 2일부터 장기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2.75%에서 3.00%로 인상했다. 예정이율이 높아진 만큼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을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벌어들이는 수익이 늘어나야 한다. 이에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반대로 줄어든다. 보통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오르면 보험료는 5∼10% 떨어진다.

AXA다이렉트 관계자는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예정이율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다른 회사들도 올해 삼성화재처럼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하고 있어 자동차보험료를 낮춰 고객 유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료 인하도 손해율 개선 덕분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별로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자동차 손해율은 81.8%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포이트 떨어졌다. 회사별로 삼성화재 지난해 손해율이 2015년보다 2.6% 낮아졌다. 이어 현대해상 8.5%포인트, 한화손보 7.6%포인트, KB손보 7.1%포인트, 동부화재 6.3%포인트 낮아졌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미사고 수리기준 변경과 더불어 사고 시 렌트 기준이 변경되면서 손해율이 안정돼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보험 외에도 보험사는 보험료 부담을 줄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손해보험이 내놓은 'KB The드림365건강보험'은 갱신 기간을 20년으로 늘려 평균 보험료 부담을 줄였다. 더케이(The-K) 손해보험은 보험료가 30%가량 낮은 '무배당 2030 실속 큰병보장보험'을 내놨다. 허혈성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암 등 3대 질병 중 최초에 발생한 질병만 보장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었다.

생명보험업계도 저렴한 보험료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교보생명은 사망보험금을 없애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교보 생생 플러스 건강보험(갱신형)'을 시장에 내놨다. 기존 중대질병(CI) 보험과 비교했을 때 30∼40% 싸다.

미래에셋생명은 기존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을 제공하면서 보험료는 낮추고, 환급률은 높인 '미래에셋생명 건강종신보험 건강의 가치'를 내놨다. 일반 종신보험료보다 15% 정도 저렴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이익 창출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지만 차 사고율이 예상보자 적어지면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며 "손해율이 안정됐다는 것은 보험료 인하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