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유가 올라도 비행기는 산다

올해 신규 도입 항공기 36대…“유류비 상승, 박리다매로 무마”

2017-01-03     배동주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태양 앞으로 날아 오르고 있다. / 사진 = 뉴스1

항공서비스 업계가 비행기를 신규 도입해 노선을 확대하는 이른바 박리다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유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따라 노선 확대를 통한 여행객 붙잡기에 나서기 위해서다.

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가 올해 신규 도입 예정인 항공기는 36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B787-9 5대를 포함해 CS300 기종 등 1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종전 노후 기종을 처분하고 최신 항공기를 투입해 고객 편의를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신규 항공기를 통한 노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신규 취항을 시작으로 미국 4개 노선을 증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공동으로 운항하는 노선을 19개 노선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항공사 간 공동운항은 상대 항공사의 일정 좌석을 자사의 항공편명으로 판매해 운항편 확대 효과를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LCC인 진에어는 올해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에어와 함께 국내 상위 2개 LCC 중 하나인 제주항공은 올해에만 총 6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 지난해 4대를 도입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항공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은 기본적으로 운송원가에서 차지하는 유류비 비중이 커 유가 상승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이에 올해 항공업계는 더 많은 노선을 확보해 여행객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41개 정규 노선을 항공기 추가 도입을 이용 총 50개여 노선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항공 보유항공기는 26대다. 이밖에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올해 신규 항공기 4대를 추가해 운항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환율 상승 여파로 올해 항공사 수익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 늘어나는 항공기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신규 항공기 도입을 위해 차입한 비용에 대한 부담을 키우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운항 4개월째에 접어든 올해 보유 항공기 규모를 1.5배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CC 중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스타항공도 올해 최대 2대의 항공기를 추가할 예정이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올해 전체 여객수송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중국의 한류 금지 조치와 화물부문의 더딘 회복이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