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교환·환불 연장에 이통사들 '비명'

지난해말서 올 1월말로 1개월 연장…“삼성전자 탓에 괜한 고생" 분통

2017-01-02     변소인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교환품에 대해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기로 한 11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매장에 노트7 판매중단 안내문이 적혀있다. / 사진=뉴스1

갤럭시노트7의 교환·환불 기간이 올해 1월 말까지로 한달 연장됐다. 작년을 끝으로 갤럭시노트7에서 손 떼길 바랐던 이동통신사 측은 달갑지 않은 눈치다. 교환‧환불 독려와 전산처리 등 자질구레한 일을 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11일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 문제로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그 후 넉달 째 이동통신사 측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갤노트7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교환이나 환불을 계속해서 권유해야 하고 환불에 따른 계좌확인 및 관리, 삼성전자 측과의 전산작업 병행 등 이중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휴대전화 대리점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30대 A씨는 “삼성전자 덕에 새해에도 힘들게 생겼다. 삼성서비스에서 갤노트7을 환불해주면 좋을 텐데 통신사로 다 떠넘기는 바람에 관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고 불평했다. 그는 “야근 수당도 없고 삼성전자 쪽에서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다. 기존 업무도 많은데 갤노트7을 팔아준 대가로 일을 두 배로 한다”며 억울해했다.


A씨는 “갤노트7 이용자들이 하루 빨리 기기를 교환하거나 환불했으면 좋겠다”며 “단종 후 두 달간은 지옥이었다. 제일 힘든 게 매장에서 환불 절차에 맞게 업무처리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인데 고객 정보는 원칙상 보관할 수 없어서 일일이 계좌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환‧환불 기한이 연장돼 좋다 말았다”며 “제조사 측이 직원을 파견시켜서 업무처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장 곤욕을 치른 곳은 대리점이다. 얼굴 붉힌 고객들을 최전선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는 곳이다. 고객에게 직접 갤노트7을 판매한 대가는 혹독했다. 고객들은 구매처인 대리점으로 가서 추천해서 팔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바꾸라고 하냐며 화내기 일쑤다.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직원은 “기능과 희소성 때문에 주변에 아직도 갤노트7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다. 그러나 강력하게 교환이나 환불을 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휴대전화를 추천했다가 만족 못하면 괜히 또 욕먹게 된다”며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신뢰를 많이 잃었다. 휴대전화 선택은 고객의 자유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갤노트7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은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잘못은 삼성전자가 하고 책임은 이동통신사가 더 많이 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KT 관계자는 “제조사 측 잘못이긴 한데 고객들이 구매한 곳이 대리점이다 보니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업무에서 일이 더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엄청났다. 기간이 연장될수록 잡일이 계속 된다”고 말했다.

왜 이동통신사가 피해를 떠안았냐는 물음에는 “삼성전자 고객이기도 하지만 우리 고객이기도 하다. 이통사가 나서지 않으면 고객들이 많이 불편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통사 쪽에서도 큰 손해를 입게 된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제조사인 탓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힘의 논리도 작용한다”고 답변했다.